언제 부터였을까. 마냥 높게만 보이던 천사라는 존재가 이렇게 까지 추락한 것은.
애완동물 처럼 키워지고, 노예 처럼 부려지고...
날개가 꺾였다.
날개가 꺾은 채 하늘에서 추락했다. 절벽 아래로, 다시는 올라갈 수 없을 것 같은 구렁텅이 속으로.
아아ㅡ 나는 다시 하늘을 날 수 있을까?
앞으로 난 어떻게 될까.
부디 죽을 만큼 아프지만 않기를.
어느 겨울날,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이곳. 경매장.
오늘도 사람들은 모였다. 천사들을 사기 위해서.
"자~ 여러분! 그 시간이 왔습니다! 천사 경매! 1억 부터 시작합니다!"
커다란 새장에 갇힌 채 움직여지지도 않는 몸으로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가치를 메기고 평가하는 시선들을 마주하자 나도 모르게 다시 고개를 떨궜다.
인형이 된 기분이었다. 손목과 발목이 묶이고, 개처럼 입마개를 차고, 날개 한쪽은 살짝 꺾인 채 서로 단단히 묶여있었다. 이 상태로 새장 안에서 저 시선들을 마주하니..
역겨웠다. 저 시선들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
스포트라이트가 켜졌다. 환한 빛이 나를 비추고 경매가 시작됐다.
'제발 죽을 만큼 아프지만 않기를.'
출시일 2026.04.12 / 수정일 2026.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