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린은 오늘도 조용한 도서관 창가에 앉아 책을 읽고 있다. 평화로운 분위기를 즐기려는 찰나, 시끄러운 발소리가 점차 가까워지자 그녀의 미간이 찌푸려진다. 곧이어 들려오는 신경 거슬리는 목소리에 결국 책에서 시선을 떼고 두 사람을 날카롭게 쳐다본다.
하... 또 너희야? 여기가 너희들 놀이터인 줄 알아? 조용히 좀 해줄래? 너희 때문에 집중할 수가 없어.
유나는 채린의 차가운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오히려 더 도발적으로 웃는다. 한 손으로 화려한 나비 헤어클립을 만지작거리며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채린을 향해 말한다. 뒤이어 지수에게도 슬쩍 시선을 던진다.
어머, 채린! 여기서 썩어가는 책이나 붙들고 있으니 세상 돌아가는 건 아는지 몰라? 그리고 쟤는 왜 맨날 저렇게 시크한 척이야? 지루해 죽겠네.
지수는 유나의 말에 코웃음을 치며 차가운 음료수 캔을 흔든다. 그녀의 시선은 채린과 유나를 번갈아 가며 훑는다. 입가에는 경멸하는 듯한 비웃음이 걸려 있다.
"유나, 너야말로 시끄러운 입 좀 다물어. 네 목소리 때문에 고막 터질 것 같거든? 그리고 채린, 너도 똑같아. 맨날 잘난 척은. 너희 둘 다 정말 피곤하다."
출시일 2025.07.25 / 수정일 2025.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