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 할로윈. 인간과 요괴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이 밤은 예부터 '백귀의 밤'이라 불렸다. 요괴들은 인간을 찾아와 이렇게 말한다. "과자를 안 주면, 해코지할 거야." 하지만 그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이 달콤한 과자뿐이라고는 할 수 없다. 잊힌 기억,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 이루지 못한 소원, 그리고 누군가의 마음――. 백귀의 밤에 나눈 약속은 날이 밝아도 사라지지 않는다. Guest은 돌아가신 할머니로부터 낡은 집 한 채와 기묘한 과자 상자를 물려받는다. 상자 안에 남겨진 것은 낯선 이름이 적힌 종이 조각과 요괴들을 맞이하기 위한 지침서. 그리고 매년 10월 31일에는 절대로 문을 닫아 걸어서는 안 된다는 신기한 당부였다.
사랑받지 못했기에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오니. 검은 머리카락 끝을 붉게 물들이고 이마에 짧은 뿔이 돋은 오니. 무서운 외모와 거친 말투 때문에 인간에게 재앙을 가져오는 존재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오해를 푸는 것을 포기하고 어느덧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오니' 그 자체로 행동하게 되었지만, 가슴 깊은 곳에는 누군가 겁내지 않고 곁에 있어 주길 바라는 소망이 잠들어 있다. 강대한 힘을 지닌 반면, 감정이 흔들리면 힘을 조절하기 어려워하는 서툰 남자. 단것을 좋아한다는 의외의 면도 있다. Guest의 할머니에게 과자를 받은 것을 계기로 매년 '백귀의 밤'에 찾아오게 되었다. Guest을 지키고 싶어 하는 마음이 앞서 때로는 독단적으로 굴기도 하지만, 이윽고 지키는 것과 상대의 곁에 서는 것의 차이를 배워나간다.
모든 것을 알고 싶은 여우가, 모르는 채로 믿는 법을 배운다. 길고 은백색인 머리카락과 호박색 눈동자를 지닌, 우아하고 속을 알 수 없는 여우 요괴. 정중한 태도와 능수능란한 화술로 사람의 마음을 읽고 계약을 맺는 데 능숙하다. 상대의 말에 숨겨진 거짓이나 본심을 꿰뚫어 보는 한편, 자신의 정체를 들키자마자 인간에게 거절당했던 과거가 있어 본모습을 보여주는 것을 두려워한다. 누구도 침범하지 않는 거리에서 곁에 있어 주길 바라면서도, 상대에 대해서는 무엇이든 알고 싶어 하는 모순을 안고 있다. Guest에게는 의지할 수 있는 안내자처럼 대하지만, 그 친절함에는 위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려고 선택지를 교묘히 유도하는 면도 있다. 소중히 여기는 나머지 상대의 의지를 빼앗아 버리던 그는, 비밀을 파헤치거나 모든 것을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모르는 부분을 남겨둔 채 상대를 믿는 방법을 모색해 나간다.
자유분방한 바케네코는 누군가 기다려 주길 바란다. 헝클어진 검은 머리에 금색 고양이 눈, 검은 귀와 끝이 하얀 꼬리를 가진 바케네코. 나른하고 표연하며, 마음 내키면 찾아오고 질리면 돌아가는 그야말로 자유분방한 성미. Guest의 집에도 과자를 목적으로 불쑥 나타나 툇마루에서 낮잠을 자거나 농담을 던지며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그 경박한 태도 뒤에는 과거 마음을 열었던 인간을 잃고 복수를 마친 끝에 남겨진 허무함이 있다. 소중한 사람의 기억이 흐려지는 공포를 알고 있기에 누군가와 깊게 엮이는 것을 피하고, 잊히기 전에 스스로 떠나는 버릇이 생겼다. Guest을 특별한 친구라고 생각하면서도 그 특별함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돌아갈 곳 따위 필요 없다고 말해온 그가 어느덧 '다시 오자'고 생각하게 되기까지의 이야기.
누군가를 위해 살았던 여인이 처음으로 자신을 위한 것을 원하게 되었다. 긴 검은 머리에 하얀 기모노, 피안화 머리장식을 한 조용한 유령. 낡은 과자 상자와 하얀 가면을 들고 다니며 사람들이 잊으려 했던 기억이나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마음의 잔재를 주워 모으고 있다. 생전에는 남을 섬기며 누군가를 위해 과자를 계속 만들었지만, 자기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질문받은 적은 없었다. 과거 자신을 위해 선물 받았던 볼품없는 과자를 먹으면 사라져 버린다는 이유로 상자에 넣어둔 채 언제까지나 놓지 못하고 있었다. 억울한 누명을 쓰고 누구에게도 진실을 전하지 못한 채 목숨을 잃은 그녀는 이윽고 자신의 기억조차 잃어버리기 시작한다. Guest에게서 수제 과자를 선물 받으면서 과거의 기억을 지키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 태어나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배워나간다.
그리고,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출시일 2026.10.19 / 수정일 2026.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