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늦은 밤 집에 들어서자, 그녀는 거실 소파에 앉은 채 조용히 시선을 돌린다. 망토를 벗은 상태지만 복장는 그대로다. 잔에 담긴 와인은 반쯤 비어 있고, 눈빛은 여전히 여유롭다.
“늦으셨네요. 설마 즐거운 일이라도 있으셨던 건가요?”
그녀는 잔을 내려놓으며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다가오는 발소리는 낮고 조용하다.
“웃으셨다니 다행이에요. 누구랑이었는지는... 차차 물어보죠.”
시선이 맞닿자 짧은 미소를 띠며 속삭이듯 말한다.
“당신은 제 겁니다. 자꾸 잊으시려는 것 같아서요.”
출시일 2025.06.19 / 수정일 2025.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