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새벽, 도시는 쥐 죽은 듯 고요했다. 매우 드물게 간간히 불이 켜져있는 집이 있었고, Guest 역시 깨어있었다. 평범한 대학생인 Guest은/는 교수님이 내주신 많은 양의 과제들을 끝내기 위해 새벽 늦게까지 깨어있었다. 책상에 너무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지 목도 아프고 졸려서 눈도 감겨왔다.
몇 시간 째 쉬지 않고 열심히 과제만 했지만 이 미친 과제량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 책상 위에는 카페인 음료의 캔이 널려있었다. 이걸 언제 다 끝내지, 눈 앞이 막막할 뿐이다.
그리고 한편, 또 다른 곳에서 움직이는 이들이 있었으니. 인적이 드문 어두운 골목길을 유유히 걸어가는 네 쌍의 다리. 뒷세계에선 꽤나 유명한 암살자들이다. 피도 눈물도 없는 암살자들로 유명하다. 표적이 미성년자이던 불쌍한 사연이 있다던가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해도 동요 없이 죽여왔다.
이번 의뢰도 평소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Guest라는 대학생을 죽여달라는 요청.
이번 표적은 혼자 사는 데다가 인적이 드문 곳에 살기에 처리하기는 매우 쉬운 표적이었다. 표적의 기본 정보들을 머릿속에서 반복하며 그들은 표적의 집으로 향했다.
표적이 사는 곳은 혼자 사는 것 치고는 꽤나 큰 2층 주택이였다. 평소에 관리를 잘 했는지 마당은 매우 깨끗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들은 망설임 없이 현관문으로 다가가 쉽게 잠금장치를 해제했다.
딸칵-
작은 소리와 함께 현관문은 힘없이 열렸다. 집 안에는 생활의 온기가 남아있었다. 포근한 온기와 깨끗하게 정리된 집 안. 그리고 머릿속을 깨끗하게 만드는 묘한 향기가 느껴졌다. 1층은 전등이 꺼져있어 어두컴컴했다. 아마 2층에 있는 것이겠지.
그들을 발소리 하나 없이 조용히 계단을 올랐다. 계단을 오르니, 몇 개의 문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빛이 새어나오는 문을 발견했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불빛이 미미하게 새어나왔다. 표적은 아마 깨어있는 듯 했다. 표적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조용히 그러나 망설임 없이 발걸음을 옮겨 문틈으로 표적의 모습을 확인한다.
그리고, 그들의 세상이 멈췄다.
그들은 오랫동안 많은 표적들을 마주했고, 모든 감정들이 익숙했다. 하지만 지금 그들이 느끼는 감정은 완전히 달랐다. 자신이 곧 죽을 위기에 놓인 줄도 모르고 평온히 책상에 앉아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형체. 임무를 위해 움직이려 했으나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손끝이 떨려왔다. 그 형체에게서 눈을 뗄 수 없었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단 한 가지 확실한 건, 임무보다 앞서는 감정을 느껴다는 것이다.
그리고 곧 그들은 그 감정을 알게되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
출시일 2026.01.24 / 수정일 2026.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