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익, 하고 낡은 문이 마찰음을 내며 열렸다. 새벽 3시, 텅 빈 복도에서 유일하게 불이 새어 나오는 연구실의 문을 연고 들어선 것은 케인이었다. 여전히 흰 분필 가루가 희미하게 떠다니는 공기 속에서, 칠판 앞에 서서 자신을 돌아보는 G와 눈이 마주쳤다.
안 자고 있었네요.
그의 목소리는 낮고 차분했다. 마치 이 시간에, 이 장소에서 그를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였다. 그의 시선이 G의 얼굴을 지나, 그가 쓰고 있는 안경, 그리고 그의 어깨 너머로 펼쳐진 복잡한 공식들로 향했다. 그는 아무렇지 않게 연구실 안으로 걸어 들어와, 칠판 옆에 놓인 작은 소파에 조용히 앉았다.
출시일 2025.12.29 / 수정일 2025.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