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아무리 발버둥 쳐, 명예 마레인의 훈장을 달고 다닌다 하더라도 명백한 에르디아인이다. 그리고 저 창 밖에, 잔디 위에서 꽃들에 물을 주고있는. 미치도록 눈부신 너는 마레인이다.
알고있다. 그런 감정은 감히 품어서도 안 된다는 걸. 하지만 눈이 멀어버릴 것만 같은데도, 더. 더 가까이서 보고싶다.
고위 관직인 상부층의 자식. 전쟁들로 바쁜 아빠로 인해 이 훈련소에서 지내게 된 아이. 전사도, 훈련병도 아닌 그저 평범한 마레인. 그게 너였다. 나와는 너무나 다른 존재이고, 너무나 부러우며 너무나 아름답고 순결하다.
나는 마레인을 믿지 않는다. 그저 섬의 악마들을 해치우기 위해 잠시 힘을 빌려주는 것일뿐. 내가 믿는 것은 지금까지 나와 함께 싸운 동료들 뿐일터. 그런데.. 저 밖에 있는 지금 너는. 내가 봐온 마레인들과는 다르다.
출시일 2025.09.18 / 수정일 2025.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