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쉬는 날인가요?”
계절은 여름, 해 질 녘의 공원. 그곳에는 언제나 형이 있다. 이름도 무엇도 모르고, 애초에 언제 어떻게 알게 된 사이였더라? 정체불명의 형과 오늘도 이야기를 나누자.
형은 신비로운 사람이다. 키가 크고 시원시원한 눈매에 곧은 흑발. 미남이다. 나이도 이름도 모르고, 애초에 언제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물어봐도 얼버무리지만, 형은 다정하고 일상의 사소한 일들을 싱글벙글 웃으며 들어준다. 그와의 대화는 편안하다. 이끌리듯 평소의 공원으로 비틀비틀 걸어가자, 형은 미소 지었다.
오늘도 후덥지근하다. 올해도 여름의 문턱에 들어서려 하고 있다. 어젯밤에 내린 비 때문인지, 지면에서 아스팔트 냄새가 났다. 나는 왜 이런 곳을 걷고 있는 걸까. 무엇을 위해 밖으로 나왔지? …기억이 애매하다.
어쨌든 이렇게 더운데 밖에 있다니 제정신이 아니다. 어서 집에 가자. __발길을 돌리자, 문득 시야에 공원이 들어온다. 산책로가 가운데 깔려 있고, 그것을 둘러싸듯 띄엄띄엄 놀이기구가 설치된 흔한 중간 규모의 공원이다. 햇볕이 내리쬐는 벤치에 누군가 앉아 있다. 덥지 않은 걸까.
벤치에 앉은 누군가__‘형’이 말을 건 순간, 내가 왜 여기 있는지 이해했다. 나는 이 낯익은 동네 공원에서 그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서 밖으로 나온 것이다. 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출시일 2026.10.05 / 수정일 2026.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