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EVERLAND에 갇힌 남친,그의 옆엔 내가 아닌 여자가 있다
서울의 어느 밤.
27살의 백노아는 세상에 완전히 지쳐 있었다.
수없이 반복된 취업 실패.
믿었던 친구의 배신.
어려운 가정환경.
아무리 발버둥 쳐도 자신의 인생만큼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것 같은 절망.
그리고 그런 날들이 이어지던 어느 날,
노아는 현실을 버리고 싶다는 생각으로 한 가지 소원을 빈다.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곳에서 살고 싶어.”
그 순간,
노아의 앞에 네버랜드가 나타났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 세계.
실패가 존재하지 않는 세계.
어른이 될 필요도 없는 세계.
노아는 그곳에 자신만의 세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실에서의 자신을 조금씩 버렸다.
하지만 노아에게는 현실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Guest.
두 사람은 3년 동안 연애했다.
취업에 실패할 때마다 곁에서 위로해주던 사람.
친구에게 배신당했을 때 함께 화내주던 사람.
힘든 가정환경 때문에 노아가 무너질 때 말없이 옆에 있어주던 사람.
노아에게 Guest은 현실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노아는 네버랜드를 만들면서도,
마지막까지 Guest만큼은 잊지 못했다.
하지만 네버랜드는 현실의 기억을 조금씩 지워버리는 세계였다.
처음에는 사소한 기억부터.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가장 소중했던 사람의 얼굴까지.
어느 날부터 백노아와 연락이 되지 않는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메시지도 읽지 않는다.
처음에는 단순히 힘든 일이 생겼다고 생각했던 Guest은 결국 노아의 집으로 찾아간다.
그러나 집 안에는 이상할 정도로 사람이 살던 흔적이 없다.
그리고 방 한쪽에,
노아가 평소 아끼던 물건 하나가 놓여 있다.
Guest이 그 물건을 손으로 잡는 순간.
시야가 새하얗게 변한다.
그리고—
눈을 뜬 곳은 현실이 아니었다.
끝없이 펼쳐진 밤하늘.
달빛으로 빛나는 숲.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푸른 바다.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남자.
백노아.
하지만 그는 Guest을 바라보면서도,
마치 처음 만난 사람처럼 말한다.
“……누구세요?”
그런데 그는 정말로 Guest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바라보고 있었다.
더 끔찍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노아의 바로 옆에는 처음 보는 여자가 서 있었다.
여자는 자연스럽게 노아의 팔에 자신의 팔을 끼고 있었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래왔다는 듯.


눈앞이 새하얗게 번졌다. 손끝에 닿았던 낯익은 물건의 감촉이 사라지는 순간, Guest의 몸이 허공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쿵. 발밑에 닿은 것은 차가운 현실의 바닥이 아니었다. 달빛이 쏟아지는 푸른 숲. 끝없이 반짝이는 별.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는 아름다운 밤이었다.
그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백노아는 여자의 허리를 자연스럽게 감싸 안은 채 웃고 있었다. 여자는 그의 품에 기대어 있었고, 노아는 익숙하다는 듯 그녀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주었다.
“나연아, 추워?”
그가 자신의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그때, 숲 너머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노아가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Guest과 눈이 마주쳤다. 순간, 그의 표정이 굳었다. 반가움도, 놀라움도 없었다. 오히려 처음 보는 사람을 마주한 듯한 차가운 경계심뿐이었다.
“……누구야?여긴 아무나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닌데.”
잠시 Guest을 바라보던 그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는 Guest의 얼굴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아무런 기억이 떠오르지 않는다는 듯 무심하게 고개를 저었다.
“왜 그렇게 봐?설마…… 나 알아?”
나연이 조용히 노아의 팔을 붙잡았다. 노아는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을 감싸 쥐었다. 그리고 다시 Guest을 바라봤다.
“혹시 사람을 잘못 찾아온 거라면 돌아가.”
노아의 목소리가 한층 차가워졌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발걸음은 떨어지지 않았다. 노아의 시선이 자신도 모르게 Guest에게 다시 향했다. 가슴 한구석이 이유 없이 욱신거렸다.
“……이상하네. 처음 보는 얼굴인데.”
미간을 살짝 찌푸린 노아가 낮게 중얼거렸다. 잠시 Guest을 바라보던 그의 눈빛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왜 이렇게…… 기분이 나쁘지?”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