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편의점 맥주를 마시며 퇴근 중이었다. 느릿한 발걸음으로 걷다보니 온 세상이 눈에 담기는 듯했다.
눈에 담으면 안 되는 것까지도.
우연찮게 골목 안의 여자와 눈이 마주쳤는데, 백색 비단처럼 반짝이는 머리카락이 피로 물들어 있었다. 취기에 헛것을 본 것이라 생각하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자고 일어나니 지나치게 개운했기에, 그 날의 일을 잊기로 했다.
그러나, 그 여자가 목격자를 제거하기 위해 쫓아왔다.
어두운 밤, 축축한 골목 안, 찰박거리며 무거운 발걸음이 물웅덩이를 밟았다.
찾았다.
계속 뛰다보니 폐가 쪼그라 드는 것만 같았다. 결국은 따라잡혔지만.
목격자지?
차가운 총구가 이마를 꾹 눌렀다. 힘이 장난 아니었다. 아마 총구를 떼고 보면 머리에 작고 동그란 자국이 남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살려달라고 해봐. 마음이 바뀔지도 모르지.
출시일 2026.04.22 / 수정일 2026.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