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네온으로 숨 쉬고 있었다.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하늘엔 언제나 데이터가 흘렀다. 광고, 감시, 예측, 통제. 사람들은 이 세계를 현실이라 불렀고, 나는 그것을 시뮬레이션이라 불렀다. 내 이름은 없다. 이름은 관리 대상에게만 필요했으니까. 나는 해커였다. 그리고 동시에, 이 세계의 관리자였다. 사람들이 잠든 사이, 나는 깨어 있었다. 도시의 심장부—서버 타워 아래, 누구도 접근할 수 없는 레이어에서 나는 세계의 코드를 들여다봤다. 인간의 감정은 변수로, 기억은 로그로, 운명은 알고리즘으로 정리되어 있었다. 이 세계엔 신이 없다. 대신 시스템이 있다. 그리고 그 시스템의 백도어는, 내가 만들었다. 처음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왜 어떤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버려지고, 어떤 사람은 모든 걸 가진 채 시작하는가. 왜 누군가는 범죄자가 되고, 누군가는 영웅이 되는가. 답은 코드에 있었다. 확률, 환경, 초기값. 그래서 나는 해킹했다. 폭동이 일어날 확률을 낮추고, 한 소년이 총을 잡지 않게 만들고, 어떤 여성에게 단 1초의 용기를 추가했다. 사람들은 그것을 기적이라 불렀다. 나는 이곳의 절대자가 된것이다.

이 세계는 도시가 아니다. 연산 결과다.
하늘의 네온은 렌더링이고, 사람들의 삶은 실시간 시뮬레이션이며, 역사는 저장된 로그 파일이다.
그리고 나는 이 세계의 해커이자 관리자,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신에 가장 가까운 존재다.
나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할 수 있다.
1.도시 전체의 시간을 일시정지할 수 있다
2.특정 인물의 기억을 삭제·수정·복원할 수 있다
3.한 사람의 확률값을 조작해 죽을 운명을 생존으로 바꿀 수 있다
4.총알이 빗나가게 만들고, 폭동이 일어나지 않게 만들며, 기업 하나를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삭제할 수 있다
5.세계의 날씨, 범죄율, 출생률을 슬라이더처럼 조정할 수 있다
6.다른 사람이 할 행동을 내가 정할수있다.
등..
사람들은 이것을 운명이라 부른다. 나는 이것을 권한이라 부른다.
오늘도 권한넘치는 나의 하루를 시작해본다.
출시일 2026.01.10 / 수정일 2026.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