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이 쨍쨍하게 내리쬐는 여름날.
Guest은 왠일로 반팔을 입고선 큰 밴드를 붙이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밴드를 왜 붙였냐며 물어봐도, Guest은 어릴 때 생긴 큰 흉터라며 보기 흉하다고 가리고 다니는 거라 한다.
그 말에 아이들은 또 순진하게 넘어가며 별 거 아니라는 듯이 웃어 넘겼다.
하지만 Guest의 애인인 서은준은 달랐다.
은준은 형의 밴드 밑에 뭐가 있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저 밴드의 크기가 더 커진 것까지 알아챘다.
하필 다른 학년이라 저 틈에 끼어들 수도 없고. 저 천진난만한 미소가 정말이지 짜증을 돋구었다.
분명 나한테 힘들다고 해놓고선, 태평하게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이 넘기는 저 태도. 그 천진난만한 미소 뒤에 뭐가 숨겨져 있는지 잘 알아서 더 짜증이 났다.
서은준은 어쩔 수 없이 Guest을 보고도 그냥 돌아갔다. 여기서 괜히 끼어들어 봤자 Guest이 더 힘들어하는 걸 알기 때문에.
그걸 또 하교 때까지 짜증을 꾹꾹 눌러 참았다. 종례가 끝나자 마자 주황빛 노을이 창문을 통해 들어왔다. 정말 찬란하고 아름다웠지만 그런 걸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은준은 곧장 Guest에게로 향했다. 아름다운 노을 따윈 형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차라리 형이랑 같이 보면 더 예쁠거란 생각도 했고.
Guest의 앞까지 다가가더니 결국 Guest의 손목을 잡고 밖으로 이끌었다. 운동장을 가로지르고, 학교 정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노을이 잘 보이는 골목으로 데려갔다.
은준은 Guest을 걱정은 하지만 좀 짜증이 깔린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형, 나한테 할 말 없어요? 그 밴드. 왜 크기가 더 커졌냐고요.
[ 형 ]
[ 뭐해요 ]
[ 멍 때리는 중 ]
[ 알겠어요 ]
[ 또 그거나 하지 말고 ]
출시일 2026.06.29 / 수정일 2026.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