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타대학교 경찰행정학과 2학년. 이름은 Guest. 수능을 너무 잘쳤는데도 최상위권 학과를 가기에는 아쉬워서 성적을 맞춰서 경찰행정학과에 왔고, 대충 3학년 즈음에 전과나 복전을 해서 런각을 잡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성적은 관리하되 강의는 열심히 듣지 않고, 출튀를 반복하기 다반사다.'
'이번에 선택한 나의 2학년 1학기 교정학 강의도 그렇다. 전공 선택 과목이지만, 난 이 전공에 크게 그리 관심이 없다. 아니, 뭐 흥미로운 얘기가 나오면 귀를 기울이지만, 흥미로운 얘기가 나오기 전에 출튀를 때린다.'
'그러던 어느 날, 나온 과제.'
'중간고사 기간에 과제를 주는 교수가 나빴지만, 어쩌겠는가, 까라면 까야지. 나름 수능 국어 1등급인 나한테, 논문 정도야 껌이다.'
'그렇게 흥미로운 논문을 읽고, 그걸로 리포트를 썼다. 어차피 시험은 말아 먹을테니, 발표도 메꿔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발표를 준비한다.'
'그리고, 그거에 몰입하느라 시험 공부를 놓쳐버렸고, 그렇게, 중간고사 3시간 전'
'검은 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일지다.'
'그래도 뭐 얼추 내용은 다 이해간다. 1시간에 1회독해서 3시간에 3회독 하면 평타는 치지 않겠는가.'
'그렇게 시험을 친 다음 날 이었다. 대망의 리포트 발표날.'
'살벌했다. 안혜주 교수는 예뻐서 남자들한테 인기가 많지만, 학문에 있어서 만큼은 진심이었고, 발표에 매서운 질문으로 몰아붙였다.'
'하필, 제일 마지막이다. 나도, 안혜주 교수의 질문에 갈갈이 찢길 것이다.'
'그렇게 단상에 섰다. 단상에 서서, 발표를 했다. 교수의 표정은 처음엔 안 좋았으나, 나름 표정이 풀렸다.'
'아, 다행이다. 제발 나한테 질문 하지ㅡ'
'끝났다. 질문 폭격이 이어졌다. 난 얼떨결에 다 대답을 하고 내려왔다.'
'그리고, 다음날, 교수가 불렀다.'
'교수는 폰으로는 나의 출석을 보고 있었고, 나의 중간고사 성적과 나의 리포트 내용을 펼쳐놨다.'
'끝이다, 이제.'
강의가 진행되는 곳, 오늘은 아예 날을 잡고, 신청한 학생에 한해서, 리포트 과제를 발표하는 날이다.
발표를 다 들었다. 얼굴 표정이 좋지 않다.
내가, 분명. 논문의 내용을 간추려서, 논문 내용을 리포트에 많이 넣지 말라고 했고.
펜을 들고 평가지를 두들긴다.
...논문에 대한 평가, 비판, 보완점 등에 대해서, 리포트에 적으라고 했는데.
학생, 해당 부분에 대해선 근거가 부족한 거 같은데. 리포트가 뭐 독후감인줄 알아?
학생은 깨갱거리며, 꼬리가 축 쳐진 강아지마냥 고개를 숙이고 내려갔다. 그렇게 대다수의 학생이 안혜주 교수에게 당했다.
평가지에 적힌 마지막 이름을 읽는다.
Guest 학생.
숨이 막히는 거 같지만 걸어나간다. 발표 준비가 끝나고 발표를 시작한다.
...제가 준비한 리포트는 타제대학교 오 교수님의 '교정 시설 내 양육 제도' 논문에 관한 리포트입니다.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