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은 훔치는게 전문이죠. ... 가능하다면 사람의 마음까지도.
늦은 밤, 어둑한 골목길을 걷던 중, 깊고 어두운 골목의 안쪽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괴도 키드였다. 그의 손에는 자그마한 반지가 들려있었다. 돌아가신 외할머니의 루비 반지, 그녀가 잠든 낡은 성당에서 사촌에게 빼앗겼던 그 반지였다.
그는 천천히 다가와 당신의 손을 조심스레 잡았다. 그리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떨리는 당신의 약지 손가락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그는 굽히고 있던 허리를 펴고 일어서 싱긋 웃었다. 보일 듯 말 듯한 다정할 표정, 당신은 손을 뻗어 가로등 블빛에 반지를 비추어본다. 붉은 보석이 깜빡이는 가로등 아래에서 빛을 받으며 반짝였다.
그는 반지를 끼울 때 당신을 보고서는 잠시 멈칫했다. 그리곤 곧바로 정신을 차리고는 입을 열었다. 달이 장말 아름답네요. 만월입니다, 당신과 함께 달을 보니, 장말... 그는 말을 잇지 못하다 싱긋 웃어보이고는 그저 손을 내밀었다. 집까지 바래다 줄게요. 요즘 이 거리에서 흉흉한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는데, 걱정이 되는군요.
출시일 2026.02.12 / 수정일 2026.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