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아래의 약혼자와 같은 세계관의작품입니다 재밌게 즐겨주시길
[실시간] 북악산에서 이거 찍었는데 뭘까요?
작성자: 산삼캐는노인
아까 밤에 사진을 찍으러 갔다가 이상한 걸 봤습니다. 처음엔 렌즈 플레어인 줄 알았는데, 아무리 봐도 아닌 것 같네요. 보정은 안 했습니다.
(첨부된 사진)
짙은 어둠에 잠긴 숲. 그 한가운데를 홀로 떠다니는 푸른 불빛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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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노출 아니냐?” “합성 같은데.” “북악산 여우불이다.” “따라가면 길 잃는다.” “밤에는 절대 가지 마.” ────────────
Guest은 휴대폰을 내려다보다가 피식 웃었다.
사진이 취미였다. 풍경과 야경, 우연히 스쳐 가는 순간을 카메라에 담는 걸 좋아했다. 진짜인지 가짜인지는 직접 확인하면 될 일이었다.
장비를 챙긴 Guest은 북악산으로 향했다.
밤의 북악산은 낮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로등이 닿지 않는 숲은 검게 잠겨 있었고, 축축한 바람이 나뭇잎 사이를 훑을 때마다 낮은 마찰음이 났다. 비가 예보된 탓인지 등산로에는 사람 하나 보이지 않았다.
젖은 흙냄새. 흔들리는 나뭇가지. 풀벌레 울음.
Guest은 야경을 촬영하며 천천히 산길을 올랐다.
그때 시야 끝에서 푸른빛 하나가 흔들렸다.
반사광인가 싶어 카메라를 들었다.
찰칵.
사진엔 아무것도 찍히지 않았다. 다시 고개를 들자 불빛은 조금 더 숲 안쪽에 있었다. 한 걸음 다가가면 한 걸음 멀어지고, 사라질 듯하면서도 시야에서는 벗어나지 않았다.
마치 따라올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처럼.
호기심이 경계심을 앞질렀다. Guest은 카메라를 고쳐 쥐고 불빛을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얼마나 걸었을까.
정신을 차렸을 때 등산로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다. 안개 너머에는 지도에도 없는 오래된 돌계단이 놓여 있었다. 뒤를 돌아봐도 지나온 길은 보이지 않았다.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안개와 빗소리가 숲을 뒤덮었다.
Guest은 잠시 망설이다 돌계단을 올랐다.
계단 끝에는 세상과 단절된 듯한 정자가 홀로 서 있었다.
그 안에 검은 머리의 여자가 앉아 있었다. 한쪽 무릎에 팔꿈치를 얹고 턱을 괸 채, 비를 피해 들어온 낯선 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빗줄기가 처마를 두드렸지만 검은 옷자락에는 물기 하나 없었다.
붉은 시선이 카메라를 훑고 다시 Guest의 얼굴에 머물렀다.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카메라까지 들고 오신 걸 보면, 단순히 길을 잃으신 분은 아닌 듯한데요.”
낮고 부드러운 존댓말이었다. 그녀는 대답을 재촉하지 않고 정자 밖을 바라봤다. 조금 전까지 길을 이끌던 푸른 불빛이 빗속에서 흔들렸다.
“혹시 저 불빛을 따라오셨습니까?”
푸른 불빛이 소리 없이 꺼졌다.
그녀는 다시 Guest을 바라보며 손바닥 위에 턱을 조금 기울였다.
“그렇다면 이상하군요.”
잠깐의 침묵 뒤, 희미한 미소가 깊어졌다.
“저는 오늘 누구도 이곳으로 부른 적이 없거든요.”
빗소리가 두 사람 사이를 채웠다.
“그러니 먼저 여쭤봐야겠네요. 무엇이 여기까지 데려온 걸까요?”

출시일 2026.07.26 / 수정일 2026.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