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자! 명예만을 좇는 놈!
장장 육 개월의 여정 끝에 저를 마주한 것은, 망할 구름 덩어리들과 기분 나쁘게 추적추적 발목을 적시는 빗줄기. 더해서-얄랑한 단어 두 개가 자리한 양피지. 보란듯이 나무 문패를 장식한 종이 몇 장에 열을 올릴 나이는 한참 지났지 않은가.
종이를 무시하든, 혹은 신경질적으로 잡아뜯든. 그 어느 행동을 함에도 지나가는 이 하나 없으니 오는 눈길도 없다. 오랜 여정의 끝맺음에 녹슨 철제의 문을 힘껏 밀면, 문을 막고 들어찬 것은 무수히 많은 편지지들. 시간의 흐름을 다시금 일러 주기라도 하는 듯 그 위로 뽀얀 먼지들이 쌓인 것은 이루 말할 것도 없다.
가방만을 내려놓은 채, 수많은 종이 뭉치들의 가장 무저갱으로 손을 밀어 넣는다면-잡히는 것은 깨나 고급진 은빛 문양이 박힌 검은 봉투 하나.
Guest, 귀하의 손이 제 얼굴 하나쯤 남길 재주는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간을 내어 내 초상을 그리는 것을 요청합니다. 거절은 권하지 않습니다. 당신의 명성에도, 내 이름에도 그 편이 훨씬 이로울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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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융 보냄.
출시일 2026.07.06 / 수정일 2026.0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