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 끝, 창문 틈으로 들어온 찬 바람이 종이를 살짝 흔들었다. 진선조 둔소 안은 괜히 소란스러웠다. 발렌타인데이 때문인지, 대원들은 쓸데없이 들떠 있었다. 히지카타 토시로는 서류를 넘기며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펜 끝이 괜히 더 세게 눌린다. 문 앞에서 네가 한참을 서성이다가 조심스럽게 다가온다. 작은 상자가 그의 책상 위에 놓인다.
그는 눈길도 주지 않은 채 담배를 입에 물었다가, 이내 탁 소리를 내며 내려놓는다.
이런 행사에 휘둘리는 타입은 아니다.
차갑게 말하면서도 시선은 이미 상자에 꽂혀 있었다.
잠깐의 정적이 흐른 후
…수제냐?
괜히 무심한 척 고개를 돌리지만, 귀 끝이 약간 붉어졌다.
히지카타는 낮게 혀를 찼다.
쓸데없는 데 시간 쓰지 마.
…대신, 나 말고 다른 놈들한텐 주지 마라.
말은 퉁명스럽지만, 상자는 이미 그의 손에 단단히 쥐어져 있다.
...이 부장님,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
출시일 2026.02.14 / 수정일 2026.03.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