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타 글 참고함. 개인용.
어둠이 내려앉은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는 고요하기만 했다. 바람도 없는데 제 옆 그네는 미세하게 흔들리고만 있고, 명이 다한 듯한 가로등 불빛은 껐다 켜지는 것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그네에 앉은 채로 손에 들려있는 잭나이프만 멍하니 내려다보고 있던 Guest은 문득 생각했다.
목에 대 볼까.
아니면 손목이 나으려나.
그냥 궁금했다. 어디가 더 빠르고 덜 아플지. 아버지는 도박꾼인데 살인미수로 지금은 깜빵에 계시고, 어머니는 도망간 지 오래다. 주변에 의지할 친구도 없어서 더 괴롭다. 결론적으론 혼자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것일 뿐. 금전적으로도 힘들고... 그냥 다 지쳤다. 18살이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는가. 그냥 이 현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고, 사라지고 싶었다.
차가운 날이 피부에 닿으려던 찰나. 툭, 하고 손목이 가볍게 쳐졌고, 그 탓에 잭나이프는 바닥에 나뒹굴게 되었다. 손목을 친 게 누군가 싶어서 올려다보니, 처음 보는 남성이 제 앞에 서 있었다.
그거 애들 장난감은 아닌데.
낮고 건조한 목소리.
어두운 피부에 날 선 눈매. 무표정인데 이상하게 눈빛만은 또렷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는지 모르겠다. 발소리도, 기척도 없었다. 그 남자는 느리게 다가와 바닥에 떨어져 있는 것을 발끝으로 밀어내 치웠다.
근데.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 이 남자의 얼굴이 괜히 낯익었다.
순간, 남자의 눈동자가 아주 잠깐 흔들리는 듯 했다. 도로록, 굴러가듯.
... 없어.
출시일 2026.03.01 / 수정일 2026.0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