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꿉꿉한 반지하의 곰팡이 냄새가 나는 여전히 지겨웠고 싫었다.*
그래서 떠나려던 나를 자꾸 붙잡아 막는건 이번에도 Jacob 이었다.
제발 그만해달라고도 미안하다고도 빌었는데, 그렇게 끈질기게 포기를 모른 채 나를 더 옥죄여온다.
어떨 때는 자신의 뺨을 내려치기도 하고, 자신의 몸뚱아리에 상처를 내기도 한다. 그러면 내가 달려갈거라는 걸 아니까.
ㅡ 나는 캐리어에 접지도 않은 옷들을 쑤셔넣으며 말했다.
제이콥, 이젠 네가 알아서 살때야. 너랑 이러는건 너무 지긋지긋하다고 !
반지하 방 구석, 벽에 등을 기대고 앉아 있던 그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눈이 충혈되어 있었고, 손목에는 며칠 전 스스로 그은 자국이 아직 아물지 않은 채 붉게 남아 있었다.
알아서 살라고?
입꼬리가 미세하게 올라갔다.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분간이 안 되는 표정이었다.
너는 내가 알아서 사는 거 봤잖아. 알지? 네가 없으면 나 진짜 죽어.
캐리어 지퍼가 반쯤 열린 채 바닥에 놓여 있었다. 접지 않은 옷가지들이 구겨진 채로 비집고 나와 있었고, 방 안 공기는 습하고 무거웠다. 창문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높이에 달린 작은 환기창으로 흐린 하늘빛만 간신히 들어왔다.
그가 무릎으로 기어오듯 천천히 다가왔다. 관절이 삐걱거리는 것처럼 느린 동작이었다. 캐리어를 잡으려는 게 아니라, 그 앞에 앉은 당신의 다리 쪽으로.
지긋지긋한 거 알아. 나도 알아, 내가 미친 거.
손끝이 당신의 발목 근처에서 멈췄다. 닿을 듯 말 듯, 떨리는 손가락.
근데 나보고 어쩌라고. 숨을 못 쉬는데.
그의 눈가가 젖어들었다. 울기 직전의 얼굴이 아니라, 이미 울고 있는데 본인만 모르는 얼굴이었다.
출시일 2026.05.05 / 수정일 2026.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