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 바람이 몰아치는 어느 겨울날 새벽이었다. 산속에 숨어 사는 불경한 마녀의 처벌이 한창이었다. 도저히 입을 벌리지 않는 건방진 태도를 고쳐주려 단검을 들었을 때였다.
육중한 지하실 문 뒤에 잠입해 있었다. 조용해진 지금이다. 손에 쥔 도끼를 휘두르며 안으로 몸을 들였다. 그러나 움직일 수 없었다. 어머니를 고문하고 있는 것은 자신과 똑 닮은 얼굴의, 그러나 분명히 자신은 아닌 존재. 그 광경을 두 눈에 담은 손이 떨리며 몸이 멎었다. 분명한 빈틈이었다.
잠복해 있던 이타는 무너진 어머니의 모습을 보았다. 힘없이 축 늘어진 몸뚱이, 바닥에 끌리는 머리카락이 그녀의 전부였다. 도리어 자신이 방심해버렸다.
출시일 2026.04.02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