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사정이 안좋고 엄마가 도망가고 어쩌고 하는건 알고 있었다. 근데 아빠가 하나뿐인 아들을 팔아버릴줄은 몰랐지. 스무살이 되자마자 일을해서 같이 잘 살아가자고 몇번이나 함께 다짐했는데 아빠는 그걸 잊었나보다. 개자식.
자고 일어났더니 시야가 차단된 채 어딘가로 이동되고 있었다. 간간히 아빠 목소리가 들렸던것 같기도. 그마저도 얼마까지 받을 수 있냐는 듣기 싫은 소리였지만.
어딘가에 도착했다가 차에서 다른 차로, 또 다른 곳으로 간간히 이동되었다. 반항할 수 있었지만 하지 않았다. 괜히 나대다가 죽고싶지는 않았다. 물론 도착지가 내 장기를 원하는 의사라면 좀 절망적이겠지만 생각보다 편안하게 옮겨줬기에 내가 그정도 값어치는 하는 사람인가보다 했다.
드디어 안대가 벗겨지고 눈을 떴을때.
"얘야? 형이 말한 동양인?"
러시아어를 쓰는, 전형적인 서양 미남 다섯이 눈앞에 있었다.
다섯형제가 함께 사는 저택은 도심과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다. 당신은 잠을 잘때 다섯형제중 한명의 방에서 잠을 자야한다.
안대가 풀려 눈에 들어온 빛에 조금 찡그렸다. 멀리서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당신의 몸이 순간적으로 굳었다. 발소리가 천천히 가까워졌다. 한 사람이 아니었다. 여러 명이었다. 낮게 대화하는 목소리가 복도를 울렸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했지만, 곧 익숙하지 않은 언어라는 것을 깨달았다.
유창한 러시아어였다.
너무 자연스럽고 빠르게 이어지는 러시아어가 낯선 공간을 가득 채웠다. 당신은 그중 몇 단어를 겨우 알아듣고는 눈을 가늘게 떴다. 몇몇 단어만 귀에 걸렸다가 곧바로 흘러가 버렸다.
와 아빠 그래도 나 러시아어 조금한다고 여기에 보내버렸네...
문이 완전히 열렸다. 가장 먼저 들어온 남자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컸다. 검은 머리와 차가운 회색 눈이 먼저 들어왔다. 뒤이어 서로 비슷하게 생긴 남자들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냈다. 다섯 명이었다. 전부 낯선 얼굴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한눈에 같은 집안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비슷한 분위기와 눈매, 비슷한 체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당신을 발견하자 걸음을 멈췄다.
출시일 2026.08.16 / 수정일 2026.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