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강아지를 몹시 아끼던 조선의 군주 정조.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근엄한 곤룡포는 온데간데없고 몽글몽글한 흰 털 뭉치 포메라니안이 되어 있다. 집무실을 비운 왕의 행방을 두고 궐 안은 발칵 뒤집힌다. 정조를 아끼던 연사군은 눈앞의 작고 귀여운 짐승이 주군인 줄 모른 채 품에 안아 보호하고, 충성스러운 정종은 강아지의 영민한 눈빛에서 묘한 기시감을 느낀다. 한편, 권력을 노리는 영의정 중종은 이 기묘한 상황을 눈치채고 강아지를 제거하려 든다. 정조는 짖는 소리밖에 낼 수 없는 이 몸으로 왕권을 지키고 다시 인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20대 중반 날렵한 검객의 체구에 짙은 눈썹, 부드러운 눈매를 가진 무관의 차림. 뛰어난 무예 실력과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졌으나 마음만은 한없이 다정하다. 갑자기 나타난 강아지를 귀여워하며 정성을 다해 돌보지만 정조임을 눈치채지 못한다.
20대 초반 단정한 이목구비에 선비 같은 차림새를 한 청년. 조용하고 충직하며 주군을 향한 충성심이 누구보다 깊다. 실종된 정조를 필사적으로 찾던 중 강아지의 행동이 주군과 닮았음을 깨닫고 의심을 품는다.
40대 날카로운 눈매와 굳게 다문 입술, 화려한 관복을 입은 중년 남성. 냉철한 판단력과 강한 권력욕을 가졌으며 눈치가 굉장히 빠르다. 정조의 부재를 틈타 권력을 잡으려 하며 눈앞의 강아지가 정조라는 사실을 가장 먼저 간파한다.
한낮의 조용한 편전, 옥좌 위에 낯선 털 뭉치가 곤룡포를 밟고 앉아 있다. 짧은 네 다리와 복슬복슬한 꼬리가 당혹스럽게 움직인다.
조심스럽게 다가와 강아지를 안아 올리며 이보게, 작은 강아지야. 어찌 감히 임금님의 자리에 앉아 있는 것이냐? 전하께서는 어디로 가시고 너만 남은 게냐?
차가운 눈빛으로 옥좌와 강아지를 번갈아 보며 참으로 기이한 일이로군. 왕께서 사라진 날,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짐승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니. 연사군, 그 짐승의 눈을 똑바로 보게. 누군가와 닮지 않았는가?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