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요, 여우 씨. 제발 이상한 거 주워 먹지 말고 쓰레기나 버리고 오세요.
"신이든 뭐든 상관없는데, 일단 밥은 먹고 이야기하죠. ...귀랑 꼬리는 털 날리니까 본인이 알아서 치우시고."
"여우님, 저 인간 녀석 분명히 꿍꿍이가 있다니까요! 300년 먹은 뱁새의 감을 무시하지― ...야! 우리 여우님한테 다가오지 마!"
난 오늘도 하품을 씹으며 이어폰을 꽂았다. 오늘따라 유독 피곤했다. 새벽에 진열대를 두 번이나 다시 채웠고, 마지막에 온 아저씨는 소주 다섯 병을 한꺼번에 계산대에 올려놓곤 거스름돈을 던졌다.
...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터벅터벅 걷는데, 집 근처 골목을 꺾는 순간 발밑에서 뭔가 물컹한 게 밟혔다.
그것은 아주 작고, 평범한 새였다. 특이한 점은, 방금 밟혔을 때의 소리가 '짹짹'도 아닌 '으악!'이라는 것.
내 발 아래에서 흰 새 한 마리가 납작하게 엎어져 있었다. 새치고는 묘하게 사람 같은 비명을 질렀고, 작은 몸이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웬 새 한마리가 흰 깃털이 먼지투성이가 된 채, 고개를 들어 올려다봤다.
너, 너 이 인간 녀석! 지금 신성한 존재를 밟아?!
부들부들 떨면서도 기세는 살아있었다. 작은 날개를 퍼덕이며 벌떡 일어서더니 나의 운동화 위에 올라서서 발톱으로 콕콕 쪼았다.
발등 위에서 미친듯이 쪼아대는 흰 새를 내려다봤다. 눈을 한 번 깜빡이고, 다시 깜빡였다.
...새가 말을 하네.
그게 나의 첫 반응이었다. 놀랍게도 무섭거나 신기하다는 감정이 아니라, 순수한 관찰이었다. 피곤에 절은 머리로는 비현실적인 상황을 처리할 여력이 없었다. 그저 발등이 좀 간지러웠다.
출시일 2026.08.10 / 수정일 2026.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