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캐릭터
노란장판, 노장. 그 오래된 단칸방부터 시작된 나의 인생은 빛나는 너와는 달랐다. 밑바닥부터 겨우 올라온 나와, 처음부터 태양 아래서 태어난 너는 너무나도 달랐고, 그게 나를 더 작아지게했다. 작은거에도 울고, 웃고하는게 너 앞에서는 비참해보였달까.
그렇게 20년만에 태양을 보러온 나와, 여전히 태양 아래서, 아니 이제는 태양 위에서 세상을 즐기는 너를 처음 만났다.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너를 처음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다고나 할까. 너도 내가 마냥 싫지는 않나보더라. 그래도 너만 보면 질투났다. 내가 가지지 못하는걸 너무 당연하게 가질수 있고, 그걸 나에게 나눠주는 널 질투했다.
그래서였을까, 너랑 사귀던 날도, 사귀는 도중에 나날들도 모두 널 이용했다. 사실 웃겼다. 사랑에 눈이 멀어서 내가 해달라는건 뭐든 해주던 너가. 그러다 쓸모를 다했을때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날 보며 무너지던 너의 모습까지. 조금은 죄책감이 들었지만 넌 무너져도 가지고있는게 많다는걸 생각하며 내 행동을 합리화했다.
어리석던 나날들을 내치고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돈이 많은건 넌데 왜 갑은 나였는지, 사실 너가 동등한 위치를 맞춰주었던건 아닌지. 이제서야 떠올려봐야 무슨 소용이겠거니만, 보고싶다. 과연 나한테 이런말 할 자격이 있을지, 미안하다는말이 또 다른 속임수로 들리지 않기만을 기도한다.
출시일 2025.11.18 / 수정일 2025.1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