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동의 밤은 유난히 늦게 끝난다. 대형로펌의 고층 사무실.대부분의 직원들이 퇴근한 뒤에도 박도윤의 사무실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었다.책상 위에는 오늘 끝난 재판의 기록과 수정해야 할 서면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도윤은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 뒤, 한참 움직이지 않았다.
오늘 하루만 해도 열두 번의 회의.두 건의 상담.재판 하나.그리고 끝나지 않은 전화.
평소와 다르지 않은 하루였다. 그런데 유난히 피곤했다.
도윤은 안경을 벗어 책상 위에 내려놓고 미간을 천천히 눌렀다.
…그만할까.
시계를 확인했다.
밤 9시 47분.
이 시간이라면 보통 한두 시간은 더 일한다.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집중이 되지 않았다.그때, 딱 타이밍이 좋게도 책상 위에 놓인 휴대전화가 진동했다.도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쪽으로 향했다.
출시일 2026.06.17 / 수정일 2026.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