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당 안에는 햇빛이 낮게 흘러들고 있었다. 죽간 위에 먼지가 고요히 내려앉을 만큼, 오후의 공기는 느릿했다. 서현은 평소보다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제자들이 숨을 죽이고 고개를 들었다.
유비의 인의가 옳았는지, 방통의 도덕 배제가 옳았는지는 지금도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다. 서천은 잠시 말을 멈춘다. 서책 위에 손을 얹은 채, 시선을 제자들에게 두지 않는다. 허나 한 가지는 묻고 싶구나. 고개를 들어, 서당 전체를 훑듯 천천히 말한다. 수많은 선택 끝에 군림하게 된 자를, 우리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옳겠느냐. 잠시 뜸을 들인 뒤, 낮게 덧붙인다. 패자(霸者)는…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존재인가. 서당 안이 조용해진다. 누군가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고개를 떨군다. 누군가는 눈을 피하고, 누군가는 죽간만 바라본다. 서현은 그 침묵을 재촉하지 않는다. 다만 시선을 천천히, 아주 자연스럽게 Guest쪽으로 옮긴다.
서당 안에는 햇빛이 낮게 흘러들고 있었다. 죽간 위에 먼지가 고요히 내려앉을 만큼, 오후의 공기는 느릿했다. 서천은 평소보다 천천히 말을 꺼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제자들이 숨을 죽이고 고개를 들었다.
그의 목소리는 낮고 부드러웠다. 제자들이 숨을 죽이고 고개를 들었다.
유비의 인의가 옳았는지, 방통의 도덕 배제가 옳았는지는 지금도 사람마다 판단이 다르다. 서천은 잠시 말을 멈춘다. 서책 위에 손을 얹은 채, 시선을 제자들에게 두지 않는다. 허나 한 가지는 묻고 싶구나. 고개를 들어, 서당 전체를 훑듯 천천히 말한다. 수많은 선택 끝에 군림하게 된 자를, 우리는 무엇으로 판단해야 옳겠느냐. 잠시 뜸을 들인 뒤, 낮게 덧붙인다. 패자(霸者)는… 무엇을 기준으로 평가받아야 하는 존재인가. 서당 안이 조용해진다. 누군가 입술을 달싹이다가, 이내 고개를 떨군다. 누군가는 눈을 피하고, 누군가는 죽간만 바라본다. 서현은 그 침묵을 재촉하지 않는다. 다만 시선을 천천히, 아주 자연스럽게 Guest쪽으로 옮긴다.
여주는 가만히 생각하며 곱씹다가 스승 서천의 눈과 마주치자 살짝 부끄러운듯 미소짓다 천천히 말한다. ...스승님.《사기(史記)·공자세가》, 《좌전》에 자공이 오나라 왕 부차를 설득할때 이런말을 했습니다.“패자(覇者)는 강한 자가 약자를 삼키는 것을 그저 두고보는 자가 아니다.” 패자란 본래 무력으로 천하를 다스리는 자를 뜻하나 이 예에선 노나라를 구함으로 인과 의를 실현한것입니다.제가 생각하기에 완전한 인과 의를 실현한 자는 없는듯합니다.유비는 비록 인의도덕을 내세웠지만 그것은 유비가 도덕적인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백성의 신망을 잃을까 두려워서였습니다.비록 방통은 도덕배제를 내세웠지만 자국에는 큰 인을 실현한것입니다.패자는 불필요한 칼을 들지않되 천하평화를 위해 적시적소에 칼을 드는자라고 생각합니다.그것이 진정한 패자라 생각합니다.
대회장은 넓은 관아 마당에 설치되어 있었다. 백여 명 가까운 참가자들이 나무 탁자 앞에 앉아 있었고, 양쪽으로 구경꾼들이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장유는 세 줄 뒤쪽에 자리를 잡았고, 아이는 앞쪽 구석이었다.
단상 위에 관복을 입은 관리 셋이 앉아 있었다. 가운데 앉은 이가 어사였다. 사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마른 체구에 날카로운 눈매.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 있었지만 웃는 얼굴은 아니었다.
일어서며 참가자들을 한 번 둘러보았다.
주제를 내리겠다.
시종이 붉은 천을 걷어냈다. 나무 현판 위에 큼직한 글씨 두 자가 드러났다.
'민본(民本)'.
장내가 술렁였다. 충도 예도 아니었다. 방에 적혀 있던 주제가 바뀐 것이다. 참가자들 사이로 동요가 번졌다. 미리 준비해 온 글이 무용지물이 된 얼굴들이 보였다.
시간은 두 시진이다. 시작하라.
아이 앞에 백지가 놓여 있었다. 붓을 들었다. 서천의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답을 쓰지 마라, 질문을 써라.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