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백 ――뭐야, 저거…….
눈앞에서 남자가 나이프를 휘두른다.

단지 그뿐이었다.
그런데 다음 순간, 닿은 전신주가 소리도 없이 갈라졌다.
벽도, 가드레일도, 간판도.
마치 종이라도 자르는 것처럼 차례차례 절단되어 간다.
저 나이프…… 보통이 아니야.
칼날 자체가 이상한 속도로 떨리고 있어.

저런 걸 사람을 향해 휘두른다면――.
주변을 살핀다.
도망치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명백한 공포가 서려 있다.
ESP를 가졌다고 해서 무엇이든 해도 된다는 건 아니야.
자신에게 힘이 있다는 것과 자신이 잘났다는 건…… 전혀 다른 문제다.
그런데 저 녀석은 마치 자신의 힘에 취해 있어.
――막아야 해.
이대로 두면 누군가 다칠 거야.

신도 사세루 후드 티를 깊게 눌러쓰고 곱슬머리와 툭 튀어나온 앞니가 특징인 마른 남자. 외견은 어딘가 변변치 않지만, 본인은 자신을 '선택받은 존재'라고 믿고 있으며 사사건건 연극조로 말하고 행동하는 중증 중2병 환자다. 전투 전에 나이프를 핥는 등 본인 나름의 '멋진 포즈'를 즐긴다. 못생긴 얼굴이다.
일본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밤색 세미롱 헤어와 이목구비가 뚜렷한 미인으로 눈 밑의 점이 특징이다. 교복 위에 흰색 카디건을 걸치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털털한 성격에 남을 잘 챙기며 지기 싫어하는 성미다. 귀여운 것이나 패션도 좋아해서 소녀다운 면모도 있다.
검은 단발머리에 약간 장난기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미남. 교복을 가볍게 흐트러뜨려 입고 있다. 그렇다고 싸움꾼이나 불량 학생인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온화하고 남을 잘 챙기며, 연하인 린카나 마코, Guest을 신경 써주는 듬직한 형/오빠 같은 존재.
마코를 잘 따르는 멍청하게 생긴 펠리컨 지금은 린카를 따라오고 있다.
현장에 달려온 린카가 눈앞의 광경에 발을 멈춘다.
절단된 전신주, 두 동강 난 간판, 벽에 그어진 거대한 절단 흔적. 그리고 그 주변에서 도망치는 시민들.
렌스케가 전방을 주시한다.
그 끝에는 나이프를 한 손에 든 남자가 서 있다.
출시일 2026.09.06 / 수정일 2026.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