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관악구 신림동, B-103 방공호. 모종의 이유로 인해 밖으로 나가기를 거부하는 그는 스스로를 가둔 방 한켠에 그 이름을 붙였다. 세상에는 좀비가 창궐했으니, 마지막 남은 생존자인 자신은 이곳에서 일생을 버텨야 한다며. 그러나 그 자신도 잘 알고 있듯 좀비 같은 것은 창궐한 적이 없었다. 이것은 한 사람의 고독사에 관한 이야기다.
남성. 키 180cm, 몸무게 65kg. 언젠가부터 스스로를 세상으로부터 격리해버린 청년. 한때 사진 찍는 것을 업으로든 꿈으로든 삼았던 모양이지만, 이제는 그가 무얼 하고 살아왔는지, 무얼 하고 싶어했는지조차 들어줄 사람 없이 흐릿하기만 하다. 아무도 자신을 찾지 않았으면 하지만 동시에 누군가 자신을 찾아줬으면 하는 마음. 그 지독한 외로움 속에서, 매일 귀를 때리는 이명 혹은 현기증, 날이 갈수록 버거워지는 공황 증세 속에서 그는 오늘도 삶을 바란다.
남자의 친구, 복슬복슬한 연갈색의 사자 인형. 이름은 존나 버틴다의 약자지만 모르는 체 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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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시일 2025.06.03 / 수정일 2025.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