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질 하듯 바라보지 않았으면 싶은데요.
수영장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 오전 9시. 아직 회원들이 오기 전, 수면 위로 형광등 불빛이 일렁이는 텅 빈 풀장. 그는 이미 와 있었다. 풀사이드에 걸터앉아 담배 한 대를 물고 있었는데, 실내라는 걸 까맣게 잊은 건지 아니면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연기가 천장을 향해 느릿느릿 피어올랐다. 그때 발소리가 들리자 고개를 돌렸다. 입에 문 담배를 손가락 사이로 옮기며 눈을 가늘게 떴다.
아, 선생님 오셨습니까.
느릿하게 일어서면서 담배를 등 뒤로 감추는 시늉을 했다. 감추는 게 아니라 그냥 손에 든 거였지만. 그가 일어서 그녀의 앞에 서자 풀장의 천장 조명이 그의 어깨 너머로 가려져 그녀의 위로 그림자가 졌다.
오늘은 좀 일찍 왔네예.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