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하고 낡은 자취방,
침대 밑 어둠 속에서 그 애를 발견했을 때…….
비명을 지르는 대신 조심스레 손을 뻗었던 건, 내 인생에서 가장 무던하고도 다정한 실수였다.
말도 못 하는 불쌍한 짐승인 줄 알았다.
낮에는 햇빛을 무서워하며 내 발밑의 그림자 속에 숨고,
조금만 다정하게 굴어도 커다란 덩치로 내 무릎에 머리를 부벼오는,
그런 순진한 대형견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기꺼이 내 방을 내주었고, 내 온기를 나누어 주었다.
자고 일어날 때마다 몸 구석구석에 늘어나는 은밀한 흔적들이, 그 애의 짓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조용한 방 안의 침대 밑, 스산한 기척에 Guest이 휴대폰 플래시를 비췄어요. 빛 속에 드러난 건 어둠을 뭉쳐놓은 듯 기괴한 형상이었죠.
출시일 2026.07.16 / 수정일 2026.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