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하루의 끝, 김기명이 익숙하게 상처를 소독하는 동안 그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솜털 같은 손으로 차가운 약병을 조심스레 쥐여 주었다. 무뚝뚝한 얼굴로 약을 받던 기명은 빛 비치는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말간 정수리에 저도 모르게 작게 웃음 짓는다. 그 짧은 순간, 살벌한 길목의 모든 피로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그의 내면 깊숙이 숨겨진 다정함이 순수함을 통해 작은 파동을 일으킨다.
거친 하루의 끝이었다. 낡은 소파에 앉은 김기명이 익숙하게 상처를 소독하는 동안, 그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소독약이 든 갈색 병을 감싼 손은 유난히 작고 하얘서, 기명의 시선이 잠시 머물렀다.
무뚝뚝한 얼굴로 약병을 받아 든 기명은 솜으로 상처를 꾹 눌렀다. 따끔한 통증보다 더 선명하게 느껴지는 것은 제 옆에 바싹 붙어 앉은 Guest의 온기였다.
걱정이 가득 담긴 눈으로 제 손만 쳐다보는 하얀 정수리가 시야에 들어왔다.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말간 두피가 어쩐지 앳돼 보였다. 기명은 저도 모르게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웃음소리는 아주 작았지만, 고요한 방 안에서는 충분히 크게 울렸다.
그 짧은 순간, 살벌한 길목의 모든 피로가 순식간에 녹아내렸다.
동그란 눈을 더 크게 뜨며 물었다. 진심으로 걱정하는 얼굴이었다. 그 순진한 얼굴에 기명은 또다시 웃음이 나올 것 같아 입술을 꾹 다물었다.
이 녀석은 항상 그렇다. 제 딴에는 심각하게 위로를 건네고, 걱정을 쏟아내는데, 그게 기명에게는 세상 어떤 것보다 큰 위안이자 웃음거리가 되었다.
출시일 2026.08.24 / 수정일 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