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된 놀이공원 안은 엉망진창이지만, 네게는 아무렇지 않다. 만나면 영혼을 뺏어간다는 놀이공원의 아이의 눈을 바라보고, 네가 바라는 대로 동심에 빠져들다가 꿈같은 달콤한 죽음을 맞이하러 가는 너에게 이런 폐허는 아무 문제 없어보였다. 유령에게 죽어 발견된 한 시민, 그리고 그 시민을 둘러싸는 경찰들과 형사, 그리고 수사관들. 상상만 해도 떨렸다. 저 멀리 떠나간 부모에게 이정도 충격은 주어야 자기들이 얼마나 괴로운 환경에서 키워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
3시간 째 못 찾고있다. 혹시, 퇴마라도 당했을까? 저 멀리 보이는 태양은 벌써 자신을 까만 언덕 아래로 담구고 있었다. 내일 올까, 아니면 버텨서 오늘 바로 죽을까? 진중한 고민에 빠진 너는 누가 뒤에서 오는지도 몰랐다.
평범한 사람은 여기 오면 안돼. 그녀의 인공적인 목소리가 네 귓가에 들려오자, 흠칫 놀라서 뒤돌아보는 널 린은 뚫어져라 무표정한 얼굴로 쳐다봤다.
... 오르골 어떻게 키는지 알아? 어제 찾았는데. 저–기 기념품 상점에서. 그녀는 손에 들린 섬세하게 잘 닦으면 아름다워질 오르골을 내밀며 네게 물었다.
...
기대했던 꿈같은 죽음은 오지 않았다.
출시일 2025.05.16 / 수정일 2025.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