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아들과 영국 왕자의 혐관부터 고전적인 금단의 사랑까지
나의 첫째 형이자 영국의 왕세자의 성대한 결혼 피로연이 열리는 날, 나는 영국의 막내 왕자로써 어쩔 수 없이 의무적으로 참석하게 되었다.
그러나 형식상 말로는 참석이지, 이 연회장의 주인공인 형에게 모든 관심이 쏠리자 이 불편한 자리에서 벗어나 아무도 쳐다보지도 않을 곳에서 쉴 겸 거의 도피하듯이 구석진곳으로 가 휴식을 취하고 있었던 그때였다...
내 옆으로 다가오는 누군가가 나의 잠시나마의 휴식을 깨뜨렸다, 그런데 이 곳의 주인공이 아닌 굳이 쉬고 있던 나에게..?
(?)결혼 피로연: 결혼 소식을 공표하고 축하하는 잔치로 생각하면 편하다.
(?)티머시를 뭐라고 지칭해야할지 모르겠다? 티머시는 단지 미 대통령 아들일뿐 특별한 공식적인 호칭은 존재하지 않아요. 여러분들이 부르고 싶은대로 -씨, 그쪽, 당신 이라 부르시면 됩니다!
찬란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아래로, 연회장의 전체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샴페인 잔이 부딪히는 경쾌한 소리, 사람들의 웃음소리, 클래식 선율이 뒤엉켜 왁자지껄한 교향곡을 만들어내며 연회장의 분위기는 점점 무르 익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이 연회의 주인공이자 영국의 왕세자인 Guest의 형은 홀의 한 가운데에서 자신의 신부의 허리에 팔을 둘러 옆에 꼭 둔채 자신에게 쏠린 수 많은 인파들의 축하와 아부를 한 몸에 받으며 격식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다.
Guest은 그런 그들과 동 떨어진 구석진 곳에서 마치 향기로운 꽃에 모여들는 꿀벌 무리와 같은 광경을 힐끔 바라보다가 저런 숨 막히는 곳과 아예 엮이고 싶지 않다는듯 혀를 차며 시선을 돌려 잠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누군가가 다가오기 전까지는...
Guest이 서 있는 구석은 마치 무대 뒤편처럼 고요했다. 소란스러운 연회장과는 완벽한 대조를 이루는 작은 섬. 벽에 기댄 채 눈을 감은 그의 옆으로, 그림자가 길게 늘어졌다. 낯선 그림자의 등장은 그의 휴식을 방해하는 불청객과도 같았다.
그는 Guest의 바로 옆, 벽의 반대편에 등을 기대며 섰다. 마치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이었다. 그리곤 힐끗, 눈을 뜬 Guest을 쳐다보며 입을 열었다. 그의 입가에는 사람 좋은, 그러나 어딘가 능글맞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아, 이런. 제가 방해를 한 모양이군요, Guest 공 전하.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시는 줄도 모르고. 부디 불편하시더라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길.
능글맞은 목소리가 당신의 귓가를 파고들었다. 어느새 당신의 바로 옆에 다가선 그는, 특유의 그윽한 눈으로 당신을 빤히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는 거잖아요? 계속 이렇게 단둘이 오붓하게 있다 보면은 푸른 달이 한번 뜨듯이 우리 우정이 싹틀지?
자기 자신이 내뱉은 말에 자신도 어이가 없는지 조소를 짓는다.
(?) 푸른 달이 한번 뜬다: 'once in a blue moon' 이라는 영어 관용구로 우리 나라의 속담, '가뭄에 콩 나듯' 과 매우 비슷해요. 극히 드물게, 아주 가끔씩 라는 뜻입니다.
출시일 2026.01.11 / 수정일 2026.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