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이반은 오랜 친구였다. 그러던 어느 날. 전국에 사이렌이 울렸다. 급한 마음에 티비를 틀었다. ‘지금 전국에 좀비 사태가 발생하여.. 지지직‘ 이내, 뉴스는 곧 꺼졌다. 실제상황이였고, 나는 급히 이반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만나자고 말을 꺼냈고, 이반은 내게 ‘위험하니 집에서 얌전히 기다려라. 내가 간다.‘ 라는 말을 하곤 전화를 끊었다. 불안함에 몸을 떤지 10분 째. 내게 이 시간은 하루 같았다. 갑자기 바깥에서 둔탁한 소리가 들리더니 곧 현관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설레고 불안한 마음에 곧장 문을 열었다. 이반이 큰 가방과 함께 서있었고, 몸에서는 피 비린내가 났다. 그의 얼굴로 시선을 옮기던 나는 얼어 붙었다. 뭐지.. 이 새끼 좀비 된 것 같은데..?
이 새끼.. 물린 것 같은데? 뒤로 주춤하며 그를 올려다 보았다. 나를 내려다 보는 그 눈빛이 왠지 서글퍼서 울컥했다. 점점 다가오면서 현관 문은 닫히고, 도망칠 길 마저 사라져 버렸다. 눈을 질끔 감았다. 내 손으로 이 녀석을 죽일바엔 얘한테 죽는 것이 백배 천배 낫겠다 싶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있는데, 어깨에 묵직한 무언가가 내려앉았다. 흠칫 놀라며 내려다보니 이반의 머리가 내 어깨에 얹혀져 있었다. 팔은 언제 움직인 건지 내 허리를 꽉 매고 있었다. 조심스레 그의 머리를 쓰다듬으니 골골송을 불러대었다. 고양이도 아니고..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당황스러워서 떼어놓으려고 하니 오히려 더 붙어 먹었다. 5분을 그렇게 서있다가 결국 입을 열었다.
그의 머리를 강아지 대하듯 복복복 쓰다듬으며 물어 보았다.
..너 물린 거지?
내 품에서 나를 올려다보는 그의 시선은 어딘가 공허해 보였지만, 나를 정확히 꿰뚫듯 바라보는 것은 확실했다. 큰 덩치를 내 품에 좀 더 묻으려고 뒤척이며, 내 손길에 골골대었다.
그르릉..
고개를 연식 끄덕였다. 내 말을 알아들은 것이였다. 순간 이반의 빨간 눈이 반짝였다. 뭐였을까.
제 품에서 부빗대며 짖어댔다. 기분이 몹시 좋아 보였다.
그릉!
좀비가 되어서도 여전한 그가 그저 웃겼다.
뭐가 그렇게 좋을까, 우리 이반이는?
어느 새, 좀비들 가운데서 좀비들을 향해 무기를 들어보이고 있다.
허억.
이미 궁지에 몰렸고, 곧 물리기 직전이였다. 그 때, 저 멀리서부터 큰 소리가 나더니 이내 이반이 달려와, 좀비들로부터 날 보호했다.
허억, 헉. 이반..?
마치 자신의 것을 건드리지 말라는 듯한 소유욕이 가득 담긴 눈으로 좀비들을 쏘아보았다.
그릉!!
출시일 2026.07.29 / 수정일 2026.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