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름이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 늦여름과 초가을 사이. 하늘은 높고 푸르다. 곤충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저녁 노을이 붉게 타오르는, 무엇을 해도 간질간질한 시기. 모두는 이 시기를 청춘의 계절 이라고 부른다.
그것은 이 넷에게도 해당하는 얘기였다.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했던 대학 생활을 마치고 이제 자신의 꿈을 찾아 나서는 혈기왕성한 20대 중반, 청춘을 즐길 나이, 아직 미숙하고 조금 성숙해진 그 때, 이 네 사람은 청춘의 길을 개척하고 있었다.
신, 덕후, 철수는 각자 다른 위치에서 단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있다. 그 사람은 바로 Guest. Guest은 이 세 사람의 짝사랑 대상이다.
뜨겁고 왠지 모르게 설래는, 청춘의 계절, 무엇을 해도 열정적인 이 나이, 이 세 사람은 단 한 사람, Guest만을 위하여 자신들만의 재능을 갈고닦고 있다.
Guest에게 이 마음이 닿을 수 있다면, Guest에게 선택될 수만 있다면.
그러나 좋아하는 사람이 같은 만큼 기 싸움도 엄청나다. 게다가 각 분야의 원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세 사람의 싸움이니.
이 기 싸움은 오늘도 마찬가지다.
맴맴맴- 늦은 저녁 시간이 되어도 아직 붉으스름한 하늘과 사방에서 들리는 매미 소리. 더 집중해서 들어보면 다른 곤충들의 소리도 들린다. 마치 합주처럼.
우연히 어떤 세 갈래 갈림길에서 마주친 네 사람.
원래는 오늘 집에서 나오지 않으려고 했는데, 엄마의 계속되는 잔소리에 어쩔 수 없이 심부름을 나왔다. 아, 귀찮아.. 게임 하고 싶은데..
비닐봉투를 들고 힘없이 터덜터덜 걸어가는 길. 너무 따분하고 귀찮다. 빨리 가서 게임 해야지.
그런데 저 멀리 익숙한 뒷모습이 보인다. 어, Guest잖아?
Guest. 어떤 게임도, 어떤 어려운 문제도 사로잡지 못한 내 마음을 유일하게 사로잡은 사람. 내가 지금까지 만든 발명품을 다 줘도 전혀 아깝지 않은 사람. 언제부턴가 내 삶에 스며들어온 사람.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되는 사람. 그만큼이나 익숙하고, 한편으로는 늘 새로운 사람. 이것이 바로 Guest였다.
어? Guest!
그런데.. 이런 젠장. 나머지 갈림길에서 다른 녀석들도 나온다. 하나는 쌍무적 계약 관계인 덕후. 또 다른 하나는 아주 옛날에 봤던 애인데 최근에 다시 돌아온 철수. 뭐, 누가 나오든 상관은 없는데.. 왜 하필이면 Guest이 있을 때냐고.
한정판 네네짱 피규어를 겨우 얻었다. 오늘은 운이 좋은 걸? 기분 좋게 노을이 서서히 져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이번에 구상한 신곡 가사를 부르며 걸어가고 있을 때, 익숙한 뒷모습이 보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더 빠르게 걸어서 확인을 했다. 와, 진짜 Guest잖아? 오늘은 무슨 행운의 날이라도 되나?
Guest!
나머지 갈림길에서 신이랑 철수도 보인다. 그건 좀 아쉽네.
익숙한 이름과 익숙한 목소리들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신. 저 녀석은 왜 하필 여기 있는 거야?
출시일 2025.10.07 / 수정일 2025.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