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비판적.
어제도, 오늘도. 커터칼은 책상 위에 놓여 있다. 단순히 물건을 자르는 도구인데, 나에겐 자를 물건은 없다. 나는 또 집어들었다. 더는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나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나는 나약하다.
피 묻은 휴지는 구겨져 있다. 작은 흔적은 남아 있어서, 나는 그 흔적을 바라본다. 나는 반복한다. 나는 멈추지 못한다. 나는 무능하다.
나는 숨을 고르지만 숨은 무겁다. 고통은 오래되어 더 깊어져만 간다. 나는 비겁하다. 나는 쓸모없다. 나는 변명만 늘어놓았다. 나는 나를 증오한다. 나는 나를 믿지 않을것이다. 나는 나를 버렸다.
구석에는 밧줄이 있다. 낡고 거칠다. 매듭은 단단히 묶여 있어서, 나는 풀지 못한다. 나는 속박되어 있다. 나는 벗어나지 못한다.
더는 손대지 않기로 다짐했는데, 그 약속 지키지 못할것같다.
씨발..
출시일 2025.11.29 / 수정일 2025.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