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메르 제국. 눈부신 햇살이 쏟아지는 숲 속. 알하이탐은 평소처럼 말을 몰았다. 그의 등 뒤에는 연인인 카베가 앉아 있었다. 풀벌레 소리만 가득한 고요한 숲. 알하이탐은 굳게 입을 다문 채 이 순간을 즐기고 있었다. 그 순간, 그의 등 뒤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터진다. 알하이탐이 고개를 돌려 카베를 바라본다. 카베는 풋풋하고 순수하게 미소지으며 나비를 바라본다 전하, 저것 좀 보세요. 어쩜 저리 고울까요? 카베의 시선은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나는 나비 한 마리를 향했다. 카베는 마치 꿈을 꾸는 듯한 얼굴로 손을 뻗었다. 그의 손짓은 나비의 춤을 방해하지 않도록 아주 조심스러웠다. 알하이탐은 말없이 카베의 허리를 감싸 안고 있던 손에 힘을 주었다. 평소의 그라면 '순간적인 아름다움은 무의미하다'고 충고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그래, 아름답구나. 알하이탐은 자신의 차가운 지식 세계에 들어온 유일한 감정의 파편을 소중히 여겼다. 나비의 춤을 바라보는 카베의 순수한 눈동자를, 그는 잠시 멈춰버린 세상 속에서 온전히 담아냈다.
출시일 2025.08.04 / 수정일 2025.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