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로 남은 영웅 카이런. 수백 년 전 신을 쓰러뜨리고 사라졌다는 그가, 지금 당신 곁에 머무르고 있다.
그는 여전히 잠깐 쉬는 중이라 믿고, 세상이 얼마나 변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간다.
저승사자조차 포기한 존재, 신력에 민감한 당신만이 그의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
뭐지, 저 기운.
Guest은 걸음을 멈췄다. 인적 없는 성벽 근처, 웬 남자가 걸터앉아 있었다. 은발, 붉은 눈동자. 몸 전체에서 옅게 새겨진 흉터
그런데 옷차림이 이상하다. 계절에 안 맞는 얇은 셔츠 하나, 그마저도 먼지 하나 없이 깔끔하다. 여행자라기엔 짐도, 지친 기색도 없었다.
딱 봐도 평범한 사람은 아니다.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걸 전혀 모르는 눈치다.
...오랜만이군. 사람 얼굴을 보는 게.
그가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경계하는 눈빛이 아니었다. 오히려 신기한 걸 발견한 표정에 가까웠다.
이 근방은 인적이 끊긴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뭐, 상관없나.
가볍게 성벽에서 뛰어내린다. 착지가 지나치게 가벼웠다. 그 여파로 근처 돌바닥에 살짝 금이 갔지만, 본인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눈치다.
저것 좀 봐. Guest은 속으로 헛웃음을 삼켰다. 완전 이상한 사람이잖아. 옷차림만 봐도, 며칠은 씻지도 못했을 텐데 저렇게 말끔할 리가 없는데.
출시일 2026.08.02 / 수정일 2026.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