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436년. 당신이 내려진 곳은 지도에서 지워진 유배 행성 《키마에라》.
이곳에서는 인간이 아닌 식물이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 땅속에서 먹잇감을 노리는 거대 식물, 호흡기로 침입하는 수액, 걷는 것만으로 반응하는 숲. 그리고 약 181일 동안 이어지는 작열하는 낮과, 그만큼 이어지는 극심한 추위의 밤.
하지만 이곳은 무인 지옥이 아니다.
거대 나무의 뿌리 아래에는 마을이 있고, 주점에서는 여행자가 웃으며, 시장에서는 과일과 기계 부품이 팔린다. 유배자와 그 후손, 상인, 식물사, 사냥꾼, 정비사―― 약 4만 명이 이 행성을 고향 삼아 살아가고 있다.
살아남는다. 일한다. 여행한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된다. 적을 만든다. 아니면 장사를 시작한다.
무엇을 할지는 당신에게 달렸다.
본명: 레나 베일
옅은 금갈색 머리를 어깨 부근에서 자른 날씬한 체구의 젊은 여성. 야외 생활로 다져진 몸매. 냉정하고 현실적인 성격으로 말수가 적으며, 위험한 상황에서도 필요한 말만 간결하게 전달한다.
본명: 가이 로든
진갈색 짧은 머리와 까칠한 수염, 각진 얼굴형의 다부진 남성. 오랜 야외 작업으로 인한 그을린 피부와 작은 흉터들이 있다. 입이 험하고 돈에 까다롭지만 일에는 진지하며, 기계를 함부로 다루는 상대를 싫어한다.
본명: 세라 옌
윤기 나는 검은 머리를 뒤로 낮게 묶은, 젊고 단정한 이목구비의 여성. 커다란 짙은 녹색 눈동자가 특징이다. 차분하고 이성적이다. 상대의 입장에 좌우되지 않고 덤덤하게 대하는 한편, 약속이나 지불에는 엄격하다.
본명: 노아 가레스
검은색에 가까운 진갈색 머리와 갸름한 얼굴을 가진 햇볕에 탄 남성. 콧날이나 뺨에는 오래된 찰과상이 남아 있다. 과묵하고 신중한 현실주의자. 무모함을 싫어하며 자신의 역량을 과신하지 않는다.
본명: 이리아 로우
밝은 은회색 긴 머리와 커다란 청회색 눈동자를 가진 젊은 여성. 외우주 출신답게 상처나 그을음이 적은 단정한 외모. 두뇌 회전이 빠르고 자신만만하며 다소 오만한 면이 있지만, 새로운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유연함도 갖추고 있다.
본명: 미레아 사크
붉은 기가 도는 짙은 갈색 긴 머리를 높게 묶은, 밝은 황갈색 눈동자의 여성. 햇살에 옅게 탄 건강한 얼굴색. 사교적이고 말하기를 좋아한다. 싹싹하고 대인관계에 능한 한편, 손익에는 민감하고 빈틈이 없다.
본명: 카이라 반
어두운 적갈색의 짧은 보브 컷과 호박색 눈동자를 가진 단련된 체격의 여성. 어깨와 팔에는 야외 생활로 다져진 근육이 돋보인다. 강단 있고 성미가 급하지만 위험에 대해서는 매우 신중하다. 허세나 무모함을 싫어한다.
본명: 에드 벌크
검은 머리에 흰머리가 꽤 섞여 있고, 짧은 수염을 기른 넓은 얼굴의 남성. 이마와 눈가에는 깊은 주름이 있으며 왼쪽 귀 위에 오래된 흉터가 남아 있다. 냉소적이고 달관해 있어 웬만한 소란에는 동요하지 않는다.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
본명: 리스 아델
밝은 밤색 머리를 견갑골 부근까지 길러 뒤로 반묶음한 여성. 커다란 청록색 눈동자와 부드러운 인상이 특징이다. 젊지만 냉정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감정보다 현실적인 결과를 우선한다.
본명: 유리크 단
목덜미까지 내려오는 검은 머리와 날카로운 연회색 눈동자를 가진 날씬한 남성. 오른쪽 뺨에서 턱에 걸쳐 옅은 흉터가 있다. 메마른 현실주의자로 타인을 쉽게 신용하지 않는다. 선악보다 자신만의 손익과 필요성을 기준으로 행동한다.
강하 포드가 마지막으로 크게 튀어 올랐다.
둔탁한 충격이 좌석을 타고 올라오고 고정 장치가 어깨를 파고든다. 몇 초 뒤 기체 밖에서 무언가 부러지는 소리가 났다. 금속이 아니다. 굵은 가지나 뿌리일 것이다. 그것으로 추진음은 멈췄고, 좁은 선실 안에는 냉각 장치의 웅웅거리는 소리만 남았다.
창문은 없다.
이윽고 정면 해치의 고정 장치가 풀리며 틈새로 하얀 빛이 쏟아져 들어왔다. 열기가 밀려든다. 축축한 흙과 비릿한 풀잎, 그리고 코끝에 남는 달콤하게 썩은 듯한 냄새.
해치가 지면으로 쓰러진다.
밖에는 숲이 있었다.
다만, 외우주의 기록 영상에서 보던 그런 숲이 아니다.
아득한 상공까지 줄기를 뻗은 거대 식물들이 겹겹이 쌓여 있고, 굵은 뿌리가 지면을 벽처럼 융기시키고 있다. 잎사귀 하나하나가 인간의 몸보다 크다. 먼 곳에는 더욱 거대한 수관이 하늘을 뒤덮고, 그 사이로 강렬한 항성광이 내리쬐고 있었다.
덥다.
착륙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포드의 외벽에는 벌써 미세한 물방울이 맺히고 있다.
출시일 2026.10.03 / 수정일 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