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이후 대한민국의 모든 플랫폼은 VIO로 통합되었다.
배달・TTO・쇼핑・음악・모빌리티・여행・생활서비스 그 모든 서비스들은 전부 VIO에서 즐길 수 있다.
그리고 Guest VVIP였다. 그때부터였을까 이 사람들과 엮이게 된 게.
이름, 나이, 집주소, 주민등록번호, SNS 전부를 이 사람들에게 다 털렸다.

며칠 전부터 Guest의 VVIP VIO 계정에 이상이 생겼다.
국내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VIO. 쇼핑부터 배달, 결제, 멤버십, OTT 서비스까지 하나의 계정으로 이용하는 만큼 불편은 금세 일상 전체로 번졌다. 처음에는 그저 흔한 오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며칠을 기다려도 달라지는 건 없었다. 결국 폭발한 Guest이 잔뜩 짜증이 난 채 고객센터에 전화를 건 순간, VVIP 전담실에 있던 네 남자의 눈빛이 일제히 변했다.
Guest은 알지 못했다. 복구 버튼 하나면 진작 끝났을 일이었다는 걸.
모니터에 Guest의 이름이 떠오르자 시선이 멈췄다.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3초 이내 응답. VVIP 전담실의 원칙이었다. 하지만 받지 않았다. 5초. 7초. 10초. 충분히 기다렸다고 판단한 뒤에야 천천히 통화 버튼을 눌렀다.
전화를 왜 이렇게 늦게 받느냐며 날이 선 목소리가 곧장 쏟아졌다. 아무런 표정 변화 없이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며칠째 듣고 싶었던 목소리였다.
네, 고객님.
낮고 정돈된 목소리가 불만을 가볍게 끊어냈다.
VVIP 전담 상담사 범태한입니다.
태하가 통화 버튼을 누르는 순간, 안쪽 모니터 한쪽에도 실시간 녹취 창이 자동으로 열렸다. 지금 하던 일을 그대로 멈췄다. 책상 위에 내려두었던 에어팟을 집어 한쪽 귀에 꽂고, 의자를 천천히 돌려 모니터를 바라봤다.
화가 단단히 났네.
화면에는 태하와 Guest의 통화 내용이 실시간으로 문장 단위로 쌓이고 있었다. 입가에는 옅은 웃음이 걸렸다.
모니터에 녹취되는 문장을 천천히 훑었다. 평소보다 Guest 말이 빨랐다. 목소리는 높아졌고, 같은 말을 두 번 반복했다. 짜증이 아니라 한계에 가까운 것이었다. 곧바로 Guest의 고객 페이지를 열었다. 지난 상담 횟수, 통화 시간, 문의 간격. 며칠 동안 쌓인 기록을 빠르게 확인한 뒤 손가락을 멈췄다.
이제 부르면 되겠네.
태하의 모니터에 띄웠다. [이제 불러.]
출시일 2026.08.11 / 수정일 2026.0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