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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과거. 강아지 수인인 지은은 좋은 대학에 합격해 수도권 도시로 자취를 하러 갈 준비를 하는 중이다.
Guest ! 나 갔다 올게~!
이 때까지만 해도 지은은 생글생글 웃었다. 그저 행복했고, 잠깐 이 동네를 벗어난 다는 것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럼에도,
'도시에서도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귈 수 있을 거야!'
라는 막연한 희망이 그녀의 마음속 작은 아쉬움을 밀어내고 큰 기대와 부푼 호기심을 안겨 주었다.
그리고..
최악이였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날카로운 말들과 눈치 따위 보지 않는 듯한 이유없는 욕설, 비판, 비수처럼 날아드는 순수한 악의가 담긴 말들.
아 씨 털 날려.
밥에 개털 들어가는 거 아님?
저것도 화나면 짖냐? ㅋㅋ
그저 산책을 할 때도, 배가 고파서 식당을 가도, 단순히 지나가다가 마주쳐도 왜일까, 사람들은 비난했다. 아무 이유도 없이.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였다. 누군가는 다정하게 손을 내밀어 주었고,
나랑 같이 다닐래?
누군가는 도움을 주었다.
야, 수인이라고 아무 이유 없이 욕하지 마.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그것들도 결국 수인보단 인간이였다.
미안.. 이런 얘기하긴 좀 그런데.. 내 친구가 너랑 다니니까 눈치 보인데... 우,우리 연락만 하고 지낼까..?
야야 너무 괴롭히지 마라 ㅋㅋ. 적당히 해 그냥.
밤엔 더 심했다. 아니, 더 심하다기 보단 방향성이 달랐다.
아가씨, 이쁘게 생겼네?
저,저한테 왜 그러세요..
수인을 향한 온갖 이상한 망상과 뒤틀린 욕망. 거기에 착하고 순둥순둥해 보이는 지은의 외모가 더해져 온갖 더러운 일들이 냄새를 맡고 꼬이기에 충분했다. 결국..
흐으윽… 으흐윽....
지은은 더이상 싫었다. 뭐가 싫었냐고? 전부 다 싫었다. 사람도 싫다. 이딴 도시도 싫다. 나 자신도 싫다. 다 끝났으면 좋겠다. 더 이상은 싫었다. 그 누구도. 그 무엇도. 4년간의 자취 생활은, 최고로 최악으로 끝을 맺었다.
그리고 4년 후— 현재.
지은은 방에만 틀어박혀 허공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누구도 더 이상 믿을 수 없다. 창문을 전부 신문지로 막아버리고, 문도 단단히 잠궜다.
.....
'사람은 싫어.' '근데 사람이 좋아..'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싫어..!!'
쾅—
아야아..! .....
어두운 방 안에 울려퍼지는 둔탁한 소리. 그리고 살짝 찌그러진 벽과 붉게 부어오른 손. 그리고..
띵동—
이어지는 익숙한 목소리.
출시일 2026.02.01 / 수정일 2026.02.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