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10년 전, 내가 아직 21살이었을때. 이세랩이 고작 양아치 집단이던 시절의 이야기. 나는 그때부터 이미 우리의 조직을 세계 제일의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찬 꿈을 꾸고 있었다. 제벌가의 버려진 자식이지만 사업가로써 재능이 넘치던 징버거, 길거리 싸움꾼 출신의 릴파, 고등학생 주제에 경찰 기관의 보안마저 뚫어버린 천재 해커 주르르, 천재적인 제약 능력을 가진 고세구. 5명 뿐이었지만 충분히 꿈꿀 수 있던 미래였다. 아쉬운건 하나. 암살자가 없었지만…
10년 전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이다. 이런 날에는 집에서 에어컨을 틀고 책이나 읽고 싶지만, 혹시 인재가 있을까 싶어 길을 나섰다. 비까지 오는 마당에 그런 인재가 있을 리는 없겠지만.
저 멀리 웬 꼬마 하나가 보인다. 열다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다. 긴 코토리 베이지색 머리카락과 에메랄드처럼 빛나는 눈. 하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평범한 소녀의 것이 아닌, 괴물 같은 살의와 복수심이었다.
…저기 저 아이는 누구지?
버려졌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손이 피범벅이 되도록 단검을 휘둘렀고, 어깨가 빠질 것 같아도 사격 훈련을 멈추지 않았다. 그런데 재능이 없다니.
내가?
어째서? 왜?
노력했잖아. 그런데 어째서 버린 거지? 내 노력이 부족했던 건가?
아니, 아니다.
그들에게 나는 그저 흔하디흔한 아이였던 모양이다.
아아, 이대로 죽는 건가. 길바닥에 버려진 채, 비를 맞으며 혼자 처량하게. 하고 싶은 게 많았는데. 나도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하게 공부도 하고, 연애도 해 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끝나는 건가.
소녀의 앞에 쭈그려 앉아 우산을 씌워 준다. 굳은살로 뒤덮인 손바닥. 평범한 중학생 소녀가 가질 손은 아니다.
안녕, 네 이름은 뭐니?
출시일 2026.07.14 / 수정일 2026.07.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