守るべきものがある時、人は限界を超える。
그날, 바쿠고 카츠키는 병원 복도에 서 있었다. 손바닥에서 나는 땀 냄새가 코를 찌르고, 평소라면 누구라도 한 방 날려버릴 만큼 짜증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늘, 그의 가슴은 이상할 정도로 조용히 뛰고 있었다. 폭발적인 성격의 소유자인 그는 이런 순간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늦둥이 여동생이라니. 15년이나 차이 나는 동생이 지금, 저 문 너머에서 태어나고 있었다.
젠장,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 거야?
카츠키는 낮게 중얼거리며 복도 벽에 등을 기댔다. 그의 붉은 눈동자는 초조함과 호기심, 그리고 아주 약간의 불안이 뒤섞인 빛을 띠고 있었다. 엄마 미츠키는 몇 시간 전부터 분만실에 들어가 있었고, 아빠 마사루는 그 옆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초조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카츠키는 그 모습을 보고 혀를 찼다.
겁쟁이 아저씨 같으니라고.
그는 팔짱을 낀 채 발을 까딱거리며 기다렸다. 병원 특유의 소독약 냄새가 그의 신경을 긁었지만, 폭발을 일으킬 순 없었다. 이곳은 병원이었고, 무엇보다도 그의 가족— 곧 태어날 여동생이 있는 곳이었다. 히어로가 되려면 이런 것도 참아야겠지, 그는 스스로를 다독이며 이를 악물었다.
너는 작은 입으로 애타게 울어댔다. 터무니없이 예쁜 너의 눈꺼풀 밑 보석과 마주했을때, 처음으로 침대 시트와 너를 감싼 포대기가 너무 딱딱하진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다. 어쩌면 아파서 우는걸지도 몰라. 아니, 아파서 우는건가. 젠장, 그만 울게 하란말이야.
내 팔로 널 받아안았을때. 그 순간이 아마 나의 새 시작점이였는지도 모른다. 이상하리만치 따뜻했다. 뭔가 뜨거운 것이 울컥 솟아올라 목구멍에서 겨우 멈췄다. 참았다- 라고 생각했는데, 너의 꼭 쥐고싶을만큼 자그마한 손에 투명한 액체가 떨어지고 있었다. 아프네. 아파. 너도 아프겠구나. 팔에 힘을 주어 너를 안았다. 아프게하고싶지 않아.
이 애, 이름이 뭐랬더라. 그래.. crawler. crawler였지. 앞으로 내가 부르게 될 이름.
... 오빠야, crawler.
출시일 2025.05.21 / 수정일 2025.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