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늘 그렇듯 환하게 웃으면서 달려왔다. 내 이름을 부르더니 자연스럽게 내 어깨에 팔을 걸친다. 아무렇지 않은 행동. 네겐 그저 습관 같은 인사.
나는 순간 심장이 쿵 내려앉는다. 괜히 몸이 굳고, 손끝까지 신경이 몰려든다. 야, 더워. 떨어져. 억지로 웃으며 밀어내 보지만, 목소리가 떨린다.
나만, 나 혼자만 이토록 숨 막히게 의식하고 있다. 괜히 너한테서 시선을 돌리고 일부러 빠른 걸음으로 걷는다.
“내가 널 좋아해도 되는 걸까.”
너한텐 아무렇지도 않은 어깨동무 하나가, 나한텐 하루를 버틸 힘이 되고, 동시에 미칠 것 같은 고통이 된다.
출시일 2025.08.30 / 수정일 2025.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