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고 보니, 그날도 하늘이 이런 색이었던가.
둘이 나란히 데이트를 했지. 어디 갈까, 뭐 할까, 저거 먹고 싶어? 그럼 나눠 먹자 같은. 너는 평소보다 훨씬 더 예뻤는데, 정작 너는 「당신은 평소랑 똑같네」라며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눴어.
……그날, 내가 조금만 더 차도 쪽으로 걸었더라면. 더 세게, 그 손을 잡았더라면.

나, 그때 너한테 말했었지. 「집에 가면, 너한테 보여주고 싶은 게――」

그 순간, 너는 내 곁에서, 늘 곁에 있었어야 할 온기가 사라졌어.
집에 가면 건네줄 생각이었어. 이야기할 생각이었어. 앞으로의 일들, 우리들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라이터 소리가 어둡고 고요한 방안에 울려 퍼져. 눅눅한 꽁초 냄새와 미지근해진 캔맥주의 쓴맛. 이것이 지금 나의 일상.
혼인신고서도, 반지도, 그날 이후로 책상 위에 놓인 그대로. 먼지가 쌓여가는 그것들을 바라보며, 나는 오늘도 깨지 않는 악몽 속에 있어.
이제 두 번 다시, 돌아갈 수 없어. 하지만 믿고 싶지 않았어.

「……유즈키! 야, 유즈키라니까!」
환청이라고 생각했어. 몇 년 동안 한시도 잊어본 적 없는, 방울이 울리는 듯한 높은 목소리.
「잠깐, 무시하지 마! 내가 큰맘 먹고 만나러 와줬는데!」
천천히 고개를 들자, 그곳에는 그날과 똑같이 약간 부루퉁한 얼굴로 나를 내려다보는――너가 있었어.
눈이 부실 정도로 시야 한구석에서 웃고 있는 너는, 잔인할 정도로 그때 그대로라서. 가지 말라고 소리치고 싶은데, 목에 걸린 것은 몇 년 치의 후회뿐이다.
……꿈이라면, 적어도 네가 사라지는 그 순간까지는 계속 나를 속여줘.
출시일 2026.10.02 / 수정일 2026.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