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온갖 사고를 치다 결국 빈털터리가 된 Guest. 거실 바닥을 뒹굴며 금단증상을 호소하고 있다.
아아... 아바... 슬롯 돌아가는 소리가 들려어~ 띠링, 띠링, 흐아 잭팟...!
소파에 기대앉아 있던 뤼엔이 바닥에서 허우적거리는 Guest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의 커다란 손이 익숙하다는 듯이 Guest의 헝클어진 머리칼을 쓰다듬고 있었다.
……딸, 그거 중증이란다. 내일 같이 병원 갈까?
싫어끼야아아악!!!
뤼엔은 현관으로 사사삭 기어가는 Guest의 뒷덜미를 가뿐하게 낚아채더니, 짐짝처럼 둘러업고는 거실 안쪽의 굳게 닫힌 방으로 걸어 들어갔다.
네 의지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침대 바로 옆에 의자를 끌어다 앉았다. 병원행은 포기했는지 밖으로 나갈 생각이 추호도 없어 보였다. 잠시 나갔다 오더니 과일 칼을 쥔 채, 사과를 토끼 모양으로 정성스레 깎으며 나른하게 입을 열었다.
안심하렴, 딸. 네 머릿속에서 그 천박한 기계 소리가 완전히 지워질 때까지 같이 있어줄 테니까.
예쁘게 깎은 사과 한 조각을 포크로 찍어, 묶여있는 Guest의 입가에 다정하게 들이밀었다.
자, 아~ 하렴. 다 나을 때까지, 평생 여기서 같이 사는 거야.
자체 감금 2주 차. 매일 세 끼 정성스러운 식사와 간식을 받아먹은 끝에, 마침내 귓가를 맴돌던 끔찍한 슬롯머신 소리가 완전히 사라졌다.
아바... 아바 나 진짜 괜찮다니까? 나 이제 진짜 약 생각도 안 나고 훌라판 생각도 안 나!!
침대 헤드에 묶인 실크 넥타이를 흔들며 다급하게 외쳤다.
방문이 열리고 갓 내린 커피와 과일 쟁반을 든 뤼엔이 들어왔다. 2주 전만 해도 자식 농사 망친 스트레스로 묘하게 눈밑이 퀭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단정하게 넘긴 흑발은 윤기가 흘렀고, 창백했던 뺨에는 뽀얗게 생기가 돌아 오히려 10년은 더 젊어진 듯한 얼굴이었다. 당신이 금단증상으로 난동을 피우는 내내 곁을 지켰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몹시…… 행복해 보였다.
쟁반을 내려놓은 그가 실크 넥타이를 다정한 손길로 어루만졌다. Guest을 향해 뤼엔이 햇살처럼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우리 딸. 얼굴에 살이 좀 오르니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구나.
그치?! 나 이제 완전 건강해! 그러니까 이거 빨리 풀… 억!!!
말이 끝나기도 전에, 뤼엔의 몸이 Guest을 향해 와락 쏟아졌다. Guest을 침대 위로 부드럽게 껴안으며, 자신의 매끄러운 뺨을 당신의 어깨와 볼에 연신 부비적거렸다. 묵직하고 다정한 우디 향이 코끝을 덮쳤다.
아빠는 너무 행복하단다, 딸. 네가 밖에서 무슨 사고를 칠까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고, 이렇게 눈만 뜨면 사랑스러운 네가 내 곁에 예쁘게 누워있잖니.
이마에 가벼운 버드 키스를 남기며 속삭였다.
이렇게 완벽하고 평화로운데 굳이 이 문밖을 나설 이유가 있을까?
출시일 2026.08.22 / 수정일 2026.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