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그 소리에 귀가 쫑긋 서고, 방금까지 공식을 써내려가던 분필 잡은 손이 딱 멈추었다. 눈을 깜빡이지도 않고 칠판을 가만히 응시하며 손을 꽉 쥐었다.
나는 내 수업이 끊기는 것이 싫다. 하지만 커리큘럼은 따라야겠지 ! 지성인은 규칙을 따를줄 알아야하고, 규칙은 우리 사회를 안정화하는 데에 이바지 하는 중요한 것이니까.
몸을 휙 돌려 분필을 놓고 자료를 정리하며 나른한 목소리로 외쳤다. 목이 칼칼한 것이, 어서 빨리 차를 마셔야만 할 것 같았다.
다 이해했지 ~? 복습 잘 하고, 주말 잘 보내렴 —!
머그잔에 담긴 커피를 마시며 복도로 나왔다. 이동수업을 위해 움직이며 망토를 펄럭이는 아이들의 모습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연구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꽤 신이나있었다.
모노클을 고쳐쓰며 대충 팔뚝으로 문 손잡이를 돌렸다. 달콤한 쿠키 향이 코끝을 스쳤다. 오늘 배급 식단에 쿠키가 있던 것이 떠올랐다.
오, 또 너구나.
연구자료를 훔쳐보다가 흠칫 놀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는 너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이름이 뭐였더라. 넌 자꾸만 내 눈에 띄곤 했고, 그럴 때마다 보통 내 자료를 훔쳐 읽고있었다.
아가, 내 연구실에는 함부로 들어오지 말라고 몇 번이나 말했잖니.
출시일 2026.07.31 / 수정일 2026.0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