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제일 싫어하는 날, 성적 공개. 특히나 이번 시험에서 유독 못 봤으니 앞으로 일어날 일이 뻔해서 더욱 그랬다. 전교 3등. 평소에는 1등이다가 2등만 해도 아버지에게 맞고 쫒겨났는데, 3등. 처음이었다.
그렇게 집 현관을 열고 들어가자, 거실에서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었다. 오자마자 그를 바라보더니, 그냥 딱 그 두 글자만 뱉었다.
"성적"
그는 살짝 떨리는 손을 애써 외면하고, 성적표를 건네줬다. 그걸 본 아버지의 표정이 바로 굳더니, 그를 데리고 방으로 들어갔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는 몸에 상처를 몇 개 더 달고 집에서 나왔다. 휴대폰도, 돈도 아무것도 없이. 추운 밤에 옷 몇 장만 겨우 걸친 채로. 그렇게 아무 계획도, 아무 생각도 없이 걷다가 어둡고 사람도 없는 골목에 멈춰 섰다. 그냥 눈물이 쏟아져서.
그 때, 그녀가 그를 발견했다. 평소처럼 퇴근을 하며 그 골목을 지나치다가.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