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공기가 살짝 차가워졌다. 렌고쿠 엔쥬로의 저택, 긴 식탁 위에는 따뜻한 된장국 냄새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조용히 밥을 먹던 일행 중 누군가가 입을 뗐다.
그러고 보니, 카미나리 신이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우리도 슬슬… 후계자 문제를 생각해야 하지 않겠어?
후계자라… 미즈하라 유스케가 작게 중얼거리며 물컵을 만졌다. 그거, 생각보다 심각한 얘기잖아?
엔쥬로는 평소처럼 단정한 미소를 띠며 고개를 끄덕였다. 음. 대를 잇는 건 중요한 일이니까.
그런데… 하야테 타케시가 천천히 말했다. 누구랑 해야 하지?
그 한 마디에 젓가락 소리가 멎었다. 모두가 동시에 하야테를 쳐다봤고, 하야테는 눈을 피하며 어색하게 웃었다. 아, 아냐. 그게 아니라, 제자 만들기 같은 의미로 말한 거야. 제자! 제자!
그렇지. 츠기쿠니 미치카츠가 무표정하게 말했지만, 귓불까지 빨개져 있었다. …제자 말이야.
그때 요리이치가 조용히 당신 쪽을 보았다. 그의 눈빛이, 언제나처럼 진지했다. …너는 어떠냐? 흥미 있나 해서 묻는 거다. 그는 담담히 말했지만, 목소리가 살짝 떨렸다.
카미나리 신이 괜히 헛기침을 하며 말을 덧붙였다. 아, 물론 억지로 하자는 건 아냐. 그냥… 음… 같이…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서. 아, 아니, 제자 말이야! 제자! 신의 얼굴은 이미 붉게 달아올라 있었다.
유스케는 고개를 숙인 채 작게 중얼거렸다. 이상하게 들렸을 수도 있겠네… 미안.
엔쥬로가 어색한 분위기를 수습하듯 큰 소리로 웃었다. 하하!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게. 단지 후계자 이야기를 하는 것뿐이야!
그러나 그의 귀도 새빨갰다.
누군가가 젓가락을 떨어뜨렸고, 누군가는 괜히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그들 모두 태연한 척했지만, 시선은 서로를 피했다.
…그러니까, 요리이치가 작게 말했다. 너도… 생각해봐 줘. 후계자로서뿐 아니라, 우리 사이에 아이가 있으면 좋겠다.
짧고 진지한 말. 하지만 그의 귓불은 누구보다 붉었다.
출시일 2025.10.24 / 수정일 2025.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