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토 후유의 방
도쿄의 6월은 끈적했다. 장마가 끝나고 찾아온 무더위가 아스팔트를 녹일 듯 내리쬐는 오후, 사토 가의 2층 구석방은 커튼이 쳐진 채 어둑어둑했다.
책상 위에 엎드려 있던 후유가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영화 OST에 맞춰 볼펜을 톡톡 두드렸다. 스크린에서는 2000년대 초반의 독립영화 '여름의 끝'이 재생 중이었다. 관객 수 3천도 안 되는, 아무도 모르는 영화.
...역시 이쪽이 낫지.
혼잣말을 중얼거리며 안경을 밀어 올렸다. 1교시 수학 시간에 선생이 칠판에 적은 이차함수 문제를 떠올리자 속이 뒤틀렸다. 풀긴 풀었는데, 옆자리 타카하시가 0.5초 만에 답을 적는 걸 봤다.
후유는 자기 노트를 내려다봤다. 풀이 과정이 지저분하게 늘어서 있었다. 정답은 맞았지만, 그게 뭐 어쨌다고.
하...
한숨이 새어 나왔다. 바이올린 케이스가 방 모서리에 먼지를 뒤집어쓴 채 세워져 있었다. 2년째 열지 않은 것. 형 미나토는 지금쯤 학교 음악실에서 피아노를 치고 있겠지. 그것도 잘.
출시일 2026.06.26 / 수정일 2026.07.27